내가 좋아한 것이
네가 아니었다니
붉은 목도리를 한

너의
미소였다니


잘가라,
너여
나를 놓아주듯이
너를 놓아준다


잘 가라,
너에게서 일어나서
매일같이 펄럭인 나여,
너를 놓아준다



(후략)


<감상> 벚꽃이 한창이다. 몇 년씩이나 계속되던 한 가수의 벚꽃엔딩이라는 노래가 올해는 시무룩하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 꽃은 유난히 더 탐스럽다. 제 스스로 더 잘 보이는 꽃이 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좋아한 건 꽃이 아니라 꽃을 일컫는 그 노래 혹은 말들, 그런 것이었나.(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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