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전 미국 대통령은 유머와 농담을 즐기는 입심이 센 대통령이었다. 존슨은 베트남전 파병을 결정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Y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친밀하게 지냈다. 존슨이 한국을 방문 했을 때 에피소드다. 박정희 대통령을 만난 존슨은 당시 외무장관이었던 이동원씨를 칭찬했다. “낮의 외교도 잘 하지만 밤의 외교는 더욱 능숙하다”며 박 대통령이 맞장구를 쳤다. ‘애무를 잘 한다’는 농담이었다. 존슨의 눈이 휘둥그레지자 “난 마누라 한테 꽉 잡혀 있는데 이 장관은 밤만 되면 무법자”라는 박 대통령의 핑크빛 유머로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미국을 방문한 에르하르트 독일 총리가 존슨에게 물었다. “대통령께서 통나무집에서 태어나셨다지요” “저랑 링컨을 혼동하셨군요. 저는 예수처럼 말구유에서 태어났습니다” 자신을 추켜올리는 존슨의 대답이었다.

존슨은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후버 FBI국장을 경질하려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약점까지 쥐고 있는 후버를 경질하기가 쉽지 않았다. “후버가 텐트 밖에서 오줌싸는 것보다야 안에서 밖으로 싸게 하는 것이 낫겠지” 말썽을 부리더라도 밖으로 쫓아내는 것보다는 안에서 장악하고 있는 게 낫다는 뜻이었다.

입심 센 존슨은 자신의 정적 포드 전 대통령에게도 말 펀치로 일격을 가했다. 대학 시절 미식축구 선수였던 포드가 머리로 태클을 많이 했던 것을 빗대어 “포드는 매우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유감스럽게도 헬멧을 쓰지 않고 미식축구를 너무 많이 한 것 같다.”고 했다. 머리 태클로 둔재가 됐다는 존슨의 립 펀치였다.

하버드대 교수와 주일 미국대사를 지낸 라이샤워가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의 민주당 대권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왜 로버트 케네디를 지지합니까?” “유머감각이 있으니까요” 라이샤워의 대답이었다.

“자유한국당 후보가 돼 본들 초상집 상주 노릇 밖에 더 하겠나” “여러분이 걱정하는 문재인 후보는 붙여주면 10분 내에 제압할 자신이 있다” 입심으로 한몫보는 원조 저격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거침없는 입심이 맛없는 대선정국에 조미료 구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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