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백기투항" 압박에 유승민 "완주" 거부

대구 도시철도 3호선 황금역의 선거테마역사 개관식이 10일 열렸다. 이날 황금역 역사내에 모의투표소가 꾸며져 시민들이 투표를 미리 경험할 수 있게 했다. 한 시민이 모의 투표를 해 보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5·9대선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양강 구도로 진행되면서 제2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간의 ‘보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더욱 낮아지는 형국이다.관련기사 2면

홍·유 후보 입장에선 한 달 앞둔 대선이 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로 굳어지는 것이 최악의 상황인셈이다.

따라서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판세를 다자구도로 바꾸는 게 급선무다.

문-안 양강구도를 흔들어 볼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보수 후보 간의 단일화다.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10일 선대위 회의에서 “바른정당은 함께 가야 할 세력”이라며 “우리가 똘똘 뭉치면 (보수 우파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의석 규모나 지지율 면에서 상대적으로 앞선 자유한국당과 홍 후보가 바른정당과 유 후보를 상대로 단일화에 저적극적이다. 자유한국당과 홍 후보는 “이대로는 둘 다 망한다”는 압박성 메시지를 바른정당에 거듭 보내고 있다.

홍 후보는 전날 기자들에게 바른정당을 향해 “내가 (후보로) 있을 때 안 들어오면 증발한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로는 통합의 계기가 마련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른정당과 유 후보는 단일화는 거부하며 완주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어 보수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선거의 승패를 떠나 중도 사퇴는 바른정당, 특히 유 후보에게 앞으로 정치활동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때문이다. 이를 감수할 이유가 아직 없다는 게 바른정당 내 기류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유 후보 지지율이 낮지만, 홍 후보도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말해 현재로서는 단일화에 동력이 떨어졌음을 지적했다.

단일화를 두고 두 당은 서로 상대당의 해체나 투항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은 물 건너거 간게 아니냐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한 자유한국당 의원은 “바른정당은 우리와 ‘협상’할 상대가 아니다”며 “‘좌파 집권 일등공신’이라는 멍에를 쓰기 싫으면 조건 없이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공동선대위원장은 “홍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 흉내를 이제 그만 내고 한국당을 해체하는 게 진정한 보수를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 인적 청산이 없이는 단일화는 없다고 단언했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렬히 지지해온 강경 태극기 시위대가 최근 새누리당을 창당해 가뜩이나 허약해진 보수진영의 분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 친박 청산 차원에서 제명이나 출당이 조치 대상자로 거론되어온 조원진 의원(대구달서병)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앞으로 추가 탈당도 점쳐져 보수의 분열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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