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옥 경북북부보훈지청 보상과장

오는 13일은 제98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일이다.

이날이 무슨 날인지 약간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도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1919년 3·1 운동을 계기로 국내외에서 활동하던 민족지도자들은 더욱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정부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국내외의 7곳에서 임시정부가 세워지게 됐다. 이후 상하이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통합을 이루게 된 것이다.

3·1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나라의 독립에 대한 민족적 욕구는 크게 확대되었으나 국내에서는 일본의 감시와 무자비한 탄압이 심해 국외에 근거지를 둘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여러 가지 악조건으로 통치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는 없었으나 전 민족적인 3·1 운동의 결과로 비롯되고 독립운동 단체들의 통합체라는 점에서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됐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민주 공화정 정부이고, 세계 식민지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27년이라는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서 국권 회복을 위해 저항하고 존속한 임시정부이기도 하다. 창설 1년 만에 3백여 명에 이르는 병력을 모으게 되고 조선의용대가 편입되게 되면서 좀 더 조직적으로 활동하기에 이른다.

김구 선생은 자신을 ‘임시정부의 문지기’라고 칭하며 어떤 일도 마다치 않으셨다고 한다. 김구 선생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통해서 이루고 싶었던 뜻은 바로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 국가 설립’이었다.

또 한편,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가지는 역사적 의의는 나라를 잃은 지 9년 만에 세운 정부가 군주국가가 아닌 국민이 주인이 되고 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주 공화 정부였다는 것이다. 또한, 열강에게 대한민국의 독립의지를 전함으로써 독립보장을 명문화한 카이로 선언을 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1989년까지 한국독립유공자협회에서 주관하던 기념식을 대한민국 정부가 1989년 12월 30일에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고, 1990년 4월 13일 제71주년 기념식부터 정부주관 행사로 거행하는 대한민국의 기념일이 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의 의의는 대한민국의 법통과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선열의 독립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다시는 불행한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데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사드배치, 대선 등 국내외적 사안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오는 13일 제98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일을 맞이해 대한민국에 사는 한 국민으로서 국가의 안위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선열들의 업적을 기리고,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리는 일에 지금부터라도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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