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호순 병원 원장

남의 음식이지만 일단 먹고 보자는 A는 늘 마음 편하다. 그러나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남의 음식을 탐냈다는 생각을 한 것만으로도 B는 늘 괴롭다. 그러나 A의 주변 사람들은 A로 인해서 힘들다. 그러나 B의 주변 사람들은 B를 칭찬하고 B로 인해서 편리하다. A는 본능적이고 B는 도덕적이다. 이런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그 사람의 마음 구조에 의해서다.

마음은 3가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즉 ‘자아(ego)’와 ‘원초아(id)’와 ‘초자아(super ego)’가 그것들이다. 이 3가지 마음의 조화가 그 사람의 성격을 결정짓는다.

‘원초아’는 바로 욕망의 덩어리다. 원초아는 일단 ‘쾌락주의 원칙’을 따른다. 참을성이 없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자 한다. 생각도 매우 단순하고 남을 신경 쓰지 않는다. 대부분 본능적인 욕망과 욕구들로 이루어져 있다. 즉, 먹고 싶은 욕구, 성적 욕구, 공격적 욕구, 의지하고 싶은 욕구들이 다 이 원초아에 속한다. 그리고 무의식적이다. 이를 두고 ‘마음속의 깡패’라 하면 적절한 비유 일까? 그러다 보니 인간은 이 원초아가 충동질하는 대로 끌려가고 싶다. 그리고 이 원초아가 원하는 것을 다 해결 할 수 있으면 그 사람은 한없이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자아’가 이 욕망을 현실에다가 적절히 적용시키는 일을 한다. 원초아와 대조적으로 자아는 성숙한 행동 원칙을 가지고 있다. 즉, 참는 힘이 있고 행동을 연기할 줄 아는 힘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주의 원칙’을 따른다. 생각도 좀 복잡하게 할 줄 안다. 즉, 원초아가 주는 충동질을 자아가 다 해결하지 않고 어떤 것은 참기도 하고 어떤 것은 기다리기도 하고 또 억눌러서 실현 못 하게도 하는 힘이 있다. 이것이 바로 현실적이라는 힘이다. 근데 이 원초아가 주는 충동질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이 충동질이 없으면 자아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 즉, 원초아가 주는 충동질은 자아가 행동해 내는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마음의 마지막 구조에 ‘초자아’가 있다. 초자아는 자신을 평가하고 비판하며, 도덕적인 행동을 하게 한다. 양심과 도덕적 관념이 여기에 속한다. 초자아는 엄격하고 사회적 가치를 따진다. 그래서 초자아는 ‘도덕 원리’에 따른다고 한다. 누구를 본받거나 따르고 싶어 하는 욕망이나 죄를 짓고 잘못을 깨닫고 죄책감을 느끼는 힘, 이런 것들이 초자아의 기능이다. 부모의 훈계와 양육과 교육 등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초자아를 두고 ‘마음속의 선생님’이라 하면 적절한 비유일까?

앞서 말한 A는? 아마 원초아가 원하는 대로 쉽게 따르는 사람일 것이 분명 하다. 쉽게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며 남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본능적인 충동을 쉽게 해결해 버리는 단순한 사람이다. 주변 사람은 A를 비난하지만 자기는 편하다.

그러나 B는? 매우 도덕적인 사람이다. 원초아가 원하는 본능적인 충동질을 잘 참아내며 도덕적으로 판단하고 자기 절제를 잘 하며 참고 견디고 본능을 이겨 내는 힘이 있다. 자신의 가치나 도덕적 기준에 맞지 않는 것을 자책하고 반성하고 옳은 평가 받기를 기대한다. B의 주변 사람은 B를 칭찬하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 초자아의 힘이 강하면 자기 자신을 비난하는 소리를 들으며 늘 죄책감과 우울, 열등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

이런 마음 구조들의 서로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이런 조화가 적절하고 성숙하면 매우 적절하고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며, 미숙하고 원시적인 구조라면 미숙하고 원시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마음의 구조를 잘 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정신 건강한 사람이다.

곽호순 병원 원장
서선미 기자 meeyan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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