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과거 북한의 고삐를 죄는데 있어 중국이 큰 영향력을 가졌다고 생각했으나 지난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대화를 통해 마음을 바꿨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현지시간으로 6∼7일 플로리다 미중 정상회담에 이어 12일 한시간 가까이 시 주석과 전화통화했다고 언급하면서 “(시 주석과) 대단한 친밀감”을 느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과 북한 핵 프로그램을 주요 안건으로 다룬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 위협을 쉽게 다룰 수 있다고 말하자 시 주석은 북중 관계를 설명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으나, 시 주석이 설명한 북중관계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10분에 걸친 시 주석의 설명을 듣고 나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쉽지 않다는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줄로만 알았는데 실제 사정은 생각과 달랐다”고 덧붙였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정상회담 10분 ‘북중 강의’를 들은 후 니미츠급 핵 항공모함인 칼빈슨 전단의 한반도 이동을 지시했으며, 12일 시 주석과 한 시간 통화후 “미국은 항공모함은 물론 핵잠수함도 있다는 사실을 북한에 알리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첫 날 애초 15분 예정됐던 대화 시간을 3시간으로, 둘쨋날에도 10분 예정됐던 것을 2시간으로 늘려 통역만 앉힌 채 의견을 교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이 북한산 석탄 반환 조치를 명령하고, 그런 사실이 일부 외신에 드러난 것도 그 이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한 시 주석이 ‘성의표시’를 하려는 목적으로 중국 내 북한산 석탄 반환 조치를 명령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콜릿 케이크를 디저트로 먹는 자리에서 시리아 공습 결정을 알리자 시 주석이 10초간 말을 멈췄다가 어린이들을 숨지게 한 화학무기공격으로 인한 공습이므로 “좋다(OK)”고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조치로 시리아 공군기지에 미사일 폭격을 하기로 한 트럼프의 결정을 가장 먼저 알게 된 세계 지도자였던 셈이다.

장저신(張哲馨) 중국 상하이(上海)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양국 지도자의 초기 친밀감이 양국 정부 차원으로 발전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내다봤다.

류웨이둥(劉衛東)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중국과 기반을 쌓는데 도움을 준다”며 “두 사람의 ‘브로맨스’(남자들간의 우정)가 쌓일지 무너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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