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루이 참석…中 "북중 친선협조 발전 방침 확고부동"

최근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중국이 주(駐)중국 북한 대사관이 개최한 연회에 고위 관계자를 대거 보내고 ‘북중관계 발전’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15일·태양절)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 주중 북한 대사관이 연회를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

연회에는 왕자루이(王家瑞)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왕야쥔(王亞軍)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부장조리,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 우둥허(武東和) 중조(북중)우호협회장 등이 참가했다고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은 전했다.

왕자루이 정협 부주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북한과 중국의 ‘당 대 당’ 외교를 책임지는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지낸 인사다. 쿵쉬안유 부장조리는 중국 외교부에서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문제를 담당하는 핵심 당국자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왕자루이 부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조(북중) 친선협조 관계를 끊임없이 공고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며 “중조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조선(북한) 인민이 김정은 위원장을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의 두리에 더욱 굳게 뭉쳐 강의하게 전진하며 분발하고 또 분발하여 사회주의 건설에서 새로운 성과를 거두리라는 것을 확신한다”고도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왕 부주석은 김일성이 “중조 친선을 마련하신 분”으로 “두 나라 인민의 마음속에 영생하신다”며 선대부터 이어진 북한과 중국의 친선을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이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부응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려는 제스처를 취하며 외견상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양국의 전통적 친선을 언급한 배경이 주목된다.

다만 왕자루이 부주석과 쿵쉬안유 부장조리 등은 지난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2월16일)을 맞아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행사에도 참석한 바 있다.

한편, 해당 연회에 북한 측에서는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대신 박명호 주중 북한대사관 공사가 ‘임시 대리대사(대사대리)’로 참석했다고 북한 매체가 언급해 주목된다.

북중간 긴장이 높아진 시점에 지재룡 대사가 행사에 불참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박명호 대사대리는 연회 연설에서 “전통적인 조중 친선을 강화 발전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입장”을 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지 대사는 베이징을 떠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의외”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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