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빛을 꺼 주십시오. 내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아 주십시오. 내 당신의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길을 걷지 않고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에게 약속할 수 있습니다.

내 팔을 꺾어주십시오. 손으로 하듯이 나는

내 가슴으로 당신을 잡을 수 있습니다..

심장을 멈추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뇌가 뛰겠지요.

뇌 속에 당신이 불을 던지신다면,

내 피 속에 당신을 흐르게 할 것입니다.






감상) 꽃 지나간 자리에 핀 꽃을 본다. 파란 하늘색의 꽃, 노란 우울의 꽃, 검은 구름의 꽃, 꽃은 날마다 가지각색의 색으로 피고 나는 꽃 없는 가지에 날마다 새롭게 피는 꽃을 본다. 어제는 언젠가 그와 보았던 하얀 눈꽃이 피었었다. 오늘 아침에는 눈을 뜨자마자 갑자기 엄마가 그립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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