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다학제팀이 17일 오전 유방암 4기 판정을 받아 2년간 치료를 받는 이금자씨의 치료법과 인공지능 왓슨이 추천하는 치료법이 일치하는지를 진단하고 있다. 동산병원 제공.
2015년 유방암 4기에 뼈·다발성 림프절 전이 진단을 받은 이금자(70·여)씨는 17일 오전 11시 계명대 동산병원 인공지능(AI) 암센터를 찾았다.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유방내분비외과, 핵의학과 등 관련 교수들이 협력하는 다학제팀이 2년간 표적·항암제치료를 한 덕분에 90%의 암 덩어리가 줄어든 상태였다.

이날은 다학제팀에 새로운 조력자가 가세했다. 의료계 알파고로 불리는 인공지능(AI) ‘왓슨 포 온콜로지 (Watson for Oncology)’다. 이 씨의 데이터를 입력해 왓슨이 추천하는 항암치료법과 동산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치료법을 비교한 결과 100% 일치했다.

이 씨는 “의료진을 믿어 좋은 결과가 있었지만, 왓슨이 제시하는 명확한 근거자료를 통해 지금까지 받아온 치료가 성공적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이 17일부터 인공지능 왓슨을 활용한 암 진단·치료 시대를 열었다.

동산병원은 이날 이 씨 외에도 60대 폐암 환자에 대해 그동안 써온 치료법과 왓슨이 추천한 치료법 역시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박건욱 동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암 환자들은 왓슨의 명확한 근거 아래 병원과 의료진을 더욱 믿게 됐고, 의료진은 왓슨이 추천하는 치료방법을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가대병원 다학제팀도 이날 등 3명의 대장암 환자에게 왓슨으로부터 치료법을 진단받았고, 환자 2명은 의료진의 치료법과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다만, 대장암 3기에서 4기로 진행되는 환자의 경우 다학제팀이 표적치료를 추가로 진행해 제안했으나, 표적치료 임상 사례 자료가 거의 없는 사례가 반영된 왓슨은 전통 항암치료법을 제안해 불일치했다.

암 치료에 특화된 왓슨은 매일 쏟아지는 300개 이상의 의학저널,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 1천500만 쪽에 달하는 의료정보, 치료 가이드라인을 분석해 각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안하면서 의사의 진료를 돕는다. 여기에 미국의 대표적인 암센터인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의 실제 암 환자 진료의 우수한 경험이 합쳐져 진료 현장에서 암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의사가 왓슨 프로그램에 접속해 환자 정보를 입력하면, 왓슨이 학습한 방대한 양의 의료서적과 논문, 진료기록 등을 분석·추론해 암 환자별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 제안한다.

이를 다양한 분야의 암 전문의가 모인 다학제 팀에서 검토하는 시스템으로 암 환자의 중요한 결정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된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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