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공격하는 네거티브는 우리나라에서만 성행하는 것만은 아니다. 일부 정치학자들은 네거티브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선거전에서 후보를 검증하는데 필요하다는 것이다. 네거티브는 전혀 근거 없는 흑색선동이 아니라 7할의 사실과 3할 정도의 의혹에 기반하면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정치공학적으로 네거티브는 선거의 기본 전략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정치 컨설턴트와 여론조사 전문가 배철호, 김봉신은 선거운동 전략을 다룬 책 ‘네거티브 아나토미’에서 네거티브 5가지 기술(S·P·E·A·R)을 제시했다. ‘후보 대신에 네거티브를 해 줄 훈련받은 저격수(Sniper)를 구하라. 상대방이 공격에 대비할 수 없도록 고정된 틀을 두지 말라(Patternless). 쉬우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Easy & Emotion) 메시지를 사용하라. 정밀하게 타격해 ’정타‘(Aiming)가 되게 하라. 공격을 계속 이어가라(Rally)’ 등이다.

전쟁과 선거는 2등이 없다. 이 때문에 선거전에서 끝까지 염치와 예의를 지키는 것은 청맹과니나 다름없고 한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19일 앞으로 다가왔다. 다급해진 후보자와 각 당은 전쟁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래 정책 대결보다는 우선 속발로 약발을 받을 만한 네거티브 전략을 경쟁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후보들과 선거캠프가 쓰는 네거티브에는 나름의 전략이 숨어 있다. ‘홍트럼프’로 불리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네거티브가 연일 관심의 대상이다. 홍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북정책에 한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김정은이 되는 것”이라 공격했다. 홍 후보는 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실질적인 대통령은 친북좌파 박지원 대표”라고 했다. 보수층의 표심이 안 후보 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경계한 네거티브다.

홍 후보뿐 아니라 문 후보도 안 후보를 “불안한 세력”으로, 안 후보는 문 후보를 “계파 패권주의 세력”이라며 적폐 청산을 주장하던 문 후보가 국민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선거 전략에 따른 말 바꾸기라는 비판이다. 이제 눈 밝은 유권자들이 웬만한 네거티브의 의도는 훤히 꿰뚫고 있어서 사실 별 효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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