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고조 속 '안보관' 대선 주요 변수로 부상

최근 ‘북미전쟁위기설’등 한반도 안보 불안이 조성되면서 차기 정부의 외교 정책을 내건 대선 후보들의 기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야당(좌파) 대선 후보들조차 안보를 강조하는 형국이지만 안보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정책 파악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이번 대선의 특징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안보를 가장 강조하고 나섰다. 안후보는 ‘튼튼한 자강안보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공약 1순위로 배정했다. 홍 후보도 ‘강한 안보, 강한 대한민국’을 공약 1순위로 올렸다.

안 후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4%인 국방비를 3%까지 점진적으로 증액해 ‘자강안보’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 북핵대응센터를 설치하고, 합동참모본부 내 전략사령부를 창설하는 한편, 대통령 직속으로 국방개혁추진단을 편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자강안보를 강조하고 있으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이 점은 우파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같다.

여타 공약에 비해 국방공약에 비중을 두고 있는 국회국방위원장 출신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현재 안보상황은 6·25전쟁 이후 최후의 위기”라며 미래 위협에 대비한 게임 체인지를 선도하는 최강군 육성을 국방.안보공약의 핵심 기조로 내세웠다.

이번 대선에서 우파성향이 가장 짙은 홍 후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감시정찰장비, 타격전력 등 킬체인(Kill-Chain), 한국형 MD(KAMD)체계 전력 최우선 보강, 해병특수전사령부 설치를 통한 군 체제의 ‘4군 체제’ 등을 내걸었다.

사병 봉급 인상과 군 복무기간 단축 등 처우개선 공약도 제시됐으나 지난 18대 대선에 비해 신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핵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 지나친 표심 공략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와 심 후보는 병장 기준 21만6000원인 사병 봉급을 최저임금의 30%로 시작해 50%로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현재 21개월인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유 후보는 전역장병지원금을 통해 1인당 월 10만원 적금 시 21개월간 총 21만원과 장려금 포함, 4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한편 문재인 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19일 열린 두 번째 KBS TV 토론회에서 ‘북한 핵실험 저지 방법’과 사드 배치 등 외교·안보 쟁점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사드 배치를 두고도 격렬한 논쟁이 이어졌다. 문 후보는 당초 사드 배치를 반대하다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안 후보에게 “여전히 국민의당 당론과 반대되는 의견”이라며 공격했다. 안 후보는 “모든 정당은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며 “당론 변경이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드 배치에 모호한 입장을 취한 문 후보에 대해서도 공격이 쏟아졌다. 유 후보는 “5차 핵실험 때는 반대하더니 6차 핵실험 때는 찬성하느냐”고 공세를 폈고, 심 후보는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하면 미국과 중국은 이중플레이로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다음 정부가 국내적 절차를 거치고 미·중과 외교적 합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해갔다.

홍·유 후보는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와 북한을 주적으로 인정하는지를 물으며 문 후보의 대북관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와관련해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남북 및 외교 관계 문제는 전문적인 식견과 분석력이 필요한 분야인데 대선후보들이 몇 달 공부해서 토론에 임하는 것은 피상적인 접근법에 불과하다.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도 노태우 대통령 시절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르고 있는 만큼 남북관계 및 4강의 외교관계에 대한 오랜 통찰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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