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23일 서태평양 해역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과 공동훈련을 실시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금주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끈다.

북한이 6차 핵실험보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력 진전을 과시하는 수준의 도발을 통해 대외 협상력을 키우려 할 거라는 온건한 관측도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 15일 김일성생일(태양절)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3가지 종류의 ICBM급 미사일을 공개했다. 14개의 바퀴(7축)가 달린 이동형 차량에 원통형 발사관을 얹은 형태의 신형 ICBM이 새롭게 등장했으며 사거리 9,000~1만2,000㎞로 추정되는 KN-08과 사거리 8,000~1만㎞로 추정되는 KN-14도 재등장했다.

당초 북한은 인민군 창건일에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열병식을 인민군 창건일보다 앞서 해버림으로써 오는 25일에 어떤 형태로든 도발을 할 거라는 전망이 커졌다. 올해 인민군 창건일에 체제 선전에 활용하려 할 거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까지는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해왔으나,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지난달께부터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성명서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런 정황에 비춰볼 때 북한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께 무력 도발을 또다시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도발의 형태와 수위다.

이와 관련해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사진을 근거로 “핵실험 활동 징후”가 있다는 관측을 꾸준하게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 또한 6차 핵실험은 언제든 가능하다는 판단하에 북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 입장에서 당장 핵실험을 감행하기에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핵실험을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입장에서도 명백한 ‘레드라인’이다. 핵실험은 현재와 같은 경고 수준의 대북(對北) 압박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원유공급 중단과 ‘외과수술식 선제타격’을 하게끔 자초하는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가 북한은 이미 4차 핵실험을 통해 ‘수소탄’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5차 핵실험까지 한 상태다. 만약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핵 탄두’ 기술 수준을 알아챌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게 된다.

이에따라 북한은 미국에 대한 협상력 극대화 전략으로 ‘미국 본토 타격’ 기술을 과시하는 형태의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지상형인 ‘북극성-2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이후 몇 차례 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시도했으나 잇따라 실패하고 있다.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탄도미사일 발사체를 다양화하기 위한 추가 시험 발사를 진행하고 있어, 궁극적으로 이러한 고체 탄도미사일 기술력은 ICBM 기술에 사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하는 것만으로도 미국에 충분한 위협을 줄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최근 미군의 전략 자산이 대거 한반도리 이동한 상태이고미중 정상회담 직후 중국의 체면도 고려할 것”이라며 “북한이 당장 핵실험을 하기보다는 고체 탄도미사일 기술력 진전을 과시하며 대미 협상력을 키우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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