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 토론회…문 "송민순 장관이 먼저 확인하자 했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스탠딩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연합
대선이 16일 앞으로 다가온 23일 중앙선관위 주최로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는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논란인 이른바 ‘송민순 문건’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첨예한 쟁점으로 부상하며 후보간 충돌했다. 관련기사 2.3 .19면

지난 한 주간 2007년 당시 노무현 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을 놓고 북한에 의견을 물어봤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만큼 이 부분이 이날 토론에서도 집중 부각됐다.

첫 발언자로 나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이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물었다.

유 후보는 “문 후보는 유엔 인권결의안에 대한 제 문제 제기에 대해 색깔론이라고 한다”며 “그런데 대통령 될 사람이 이런 북한 인권이나 사드, 주한민군 한미동맹, 연합훈련 문제에 대해서 북한에 미리 통보하거나 묻는 거 안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사전에 북한의 김정일에게 물어봤느냐는 질문에 작년에는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고 지난 13일 토론회에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지난 19일 토론회에선 국정원을 통해서 휴민트를 통해서 상황을 진단했다고 이렇게 말했다. 기억하시느냐”고 덧붙였다.

또 “진성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에 물어본 게 뭐가 문제냐고 했다. 당시 노무현 정부의 천호선 대변인이 11월 20일 최종결정했다는 것, 그게 당시 주한미국대사의 증언이라고,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물어봤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10년 전 일이지만 북한 인권이라는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 문 후보가 만약 거짓말을 한다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거짓말로 들통날까 봐 계속 지금 말바꾸기 하는 거 아니냐는 느낌이다. 중요한 문제를 갖고 북한에 사전에 물어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북한 인권 문제를 김정일에게 물어보면 답은 뻔하다.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했다.

이에 문 후보는 “지난 번에 홍준표 후보가 제게 거짓말이란 표현 썼는데 유 후보가 또 다시 거짓말이라는 표현 썼다”며 “제대로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여러 번 말했다시피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대통령이 기권 결정으로 내렸다고 그 회의에 배석하고 기록했던 당시 연설기획비서관이 그 경위를 밝혔다”며 “또 11월 18일 회의에 배석해서 회의 내용을 기록했던 당시 국가안보전략비서관이 당시 녹취록과 함께 사실관계를 밝혔다. 다시 확인해보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또 “김만복 전 국정원장 증언까지 왜곡해서 얘기하는데 그러면 안된다”며 “저는 유 후보 아주 합리적인, 개혁적인 보수라고 그렇게 느껴왔는데 이 대선 길목에 또다시 구태의연한 색깔론, 이제 좀 실망스럽다”고 맞섰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역시 “송 전 장관의 말에 따르면 문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간의 충돌이 길어지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사실상 문 후보가 해명해야 할 이야기를 해명하며 보수진영의 근본적인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심 후보는 “당시 정상회담과 총리, 국방장관 회담이 줄지어 하고 6자회담도 했다. 그 기회를 살리는 정무적 판단을 중심에 두는 것은 당연하다”고 따졌다.

유 후보는 “제가 대통령 되면 북한과 당장은 대화를 하지 않겠다. 다만 대화 채널은 언제나 유지하겠다”며 “지금 같이 위중한 시기에 무슨 결실을 얻겠다고 대화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국가 지도자가 될 사람의 정직성에 관한 것”이라며 “심 후보도 문 후보가 말을 바꾸는 것을 보지 않았나. 대통령이 돼서 북한에 이런 것을 물어보는 게 말 되느냐”고 지적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사드배치 찬반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문 후보는안 후보의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공격하면서 중국을 설득할 외교적 카드 유무를 캐물었다.

그는 “사드 (배치 입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사드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반대 이유를 조목조목 밝히면서 저와 민주당이 단호하게 반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여러 번 공격까지 했다”며 “그 이후에 아무런 상황변화가 없는데 당론도 바꾸지 않고 후보가 독단적으로 사드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며 “북한 5차 핵실험 있었고 사드는 지금 배치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여러 가지 상황변화가 있었다. 문 후보의 말은 5차 핵실험이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다는 뜻인가”라고 응수했다. 그는 ‘5차 핵실험 이후에도 반대했다’는 문 후보의 지적에 “논점 바꾸기다. 국민이 다 보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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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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