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의 지인(외국인) 집에서 권총·실탄 입수 진술

경산경찰서는 권총강도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권총과 탄창, 압수한 현금 등 증거물품을 공개했다.
경산 자인농협 하남지점 권총강도 피의자 김모(43)씨는 1개월 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상진 경산경찰서장은 24일 오전 브리핑에서 “김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1억 원이 넘는 빚 때문에 1개월 전에 범행을 결심, 6회 사전답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경산 자인농협 하남지점 총기강도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45구경 권총과 탄창, 훔쳐간 현금, 범행에 사용한 자전거 등 압수품을 공개했다.

경찰은 김씨 집에서 약 700m 떨어진 지하수 관정에서 범행에 사용한 권총 1자루와 실탄 11발을 발견해 압수했다.

총기 입수 경위에 대해 김씨는 지난 2003년 직장 상사 심부름으로 칠곡에 있는 상사 지인(외국인) 집에 갔다가 창고에서 우연히 권총과 실탄을 발견, 아무도 모르게 가져왔다고 진술했다는 것.

총기는 1942∼1945년 미국 ‘레밍턴 랜드사’에서 만든 45구경 권총으로 탄환 5∼7발씩이 든 탄창 3개가 있었다. 그는 15년 가까이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에 보관했으며 수시로 총기 관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인농협 권총강도 김씨가 범행 후 도주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자전거.
지난 2007년께 고향인 경산으로 귀농한 김씨는 복숭아 농사를 지으며 2012년부터 자율방범대 활동도 해왔으며 지난해는 지역 자율방범대장으로 취임했다. 복숭아 농사는 작황이 좋지 않아 빚이 1억 원이 넘는 등 생활고를 겪어 왔다는 것이다.

김씨는 총기를 이용해 은행을 털기로 계획하고 자인농협 하남지점을 6회 답사, 청원경찰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 자전거를 이용해 폐쇄회로(CC)TV가 없는 농로를 도주로로 택하고 범행 때는 모자와 넥워머로 얼굴 대부분을 가렸다.

경찰은 우리말이 서툴렀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은 김씨가 급할 때 말을 더듬는 습관이 있는 데다 신분을 감추기 위해 말을 짧게 하고. 넥워머 때문에 말이 어눌한 것으로 보였을 뿐 일부러 외국인 흉내를 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일 현장 주변 CCTV에 자전거를 싣고 하남지점 방향으로 갔다가 다시 자전거를 싣고 집으로 돌아온 장면을 발견, 화물차 소유자 인적사항을 파악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한편, 경찰은 22일 오후 충북 단양 모 리조트 주차장에서 김씨를 붙잡아 23일 특수강도 의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권총 출처를 밝히기 과거 직장 상사였던 인물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김윤섭 기자
김윤섭 기자 yskim@kyongbuk.com

경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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