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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호순병원 원장

서로를 알고 싶다면 소통을 해야 합니다. 소통하면 편해지고 소통하지 못하면 답답해집니다. 소통된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이 열리고 그 열린 길을 따라 생각이 물 흐르듯이 통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냥 가만히 있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며 소통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우선 서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인지, 선생님과 제자로서의 관계인지, 상사와 부하 직원으로서의 관계인지, 친구 관계인지, 상담가와 환자로서의 관계인지 등 관계의 형성이 우선 중요 합니다. 올바른 관계가 형성되어야 소통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선생님과 제자로서의 관계에서 친구 관계의 소통을 기대한다는 것도 어리석은 것이고 대통령과 국무위원들과의 관계에서 애인 관계의 달콤함을 기대한다면 소통은 어려울 것입니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공감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같이 아파하고 같이 힘들어하며 같이 기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기도 합니다. 공감은 동조하거나 동정하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무조건 그 사람 말이 맞다 고 박수치는 행동은 동조될 것이고 잘못이 있어도 측은하게 생각해서 무조건 인정해 줘 버린다면 동정이 될 것입니다. 공감은 소통에 중요한 기술이지만 동조나 동정은 소통을 방해합니다. 공감은 중립적이고 때로는 객관적 참여라는 점에서 동조나 동정들과는 다른 능력입니다.

소통을 위해서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영어로 ‘이해한다’는 ‘understand’입니다. 즉, 아래(under)에 서(stand)야 뜻이 잘 통할 것입니다. 위에서 군림하거나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내가 높은 곳을 차지하려고 하거나 내 말이 맞다 고 무조건 우기면 소통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경청’하는 자세야말로 정말 중요한 소통의 방법일 것입니다. 한 번이라도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서 들어주려고 노력을 해 본 적이 있던가요? 정말 그랬다면 당신은 그 사람의 마음을 잘 알고 싶어서 노력한 것입니다. 경청했다면 이미 그 사람이 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의 많은 것을 이해했을 겁니다. 경청은 소통하기 위한 정말 중요한 길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남의 말을 마음을 열고 자세히 끝까지 잘 들어 주는 것, 즉 경청은 정말 어려운 기술입니다. 경청이 잘 이루어진다면 소통은 분명 이루어질 것입니다.

‘수용’도 소통을 위한 중요한 길이 분명 합니다. 다른 생각을 틀린 생각이라 단정하고 그 생각을 바꾸어 주기를 기대한다면 소통은 어려워집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애쓴다면 소통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나와 다른 생각이라고 해서 받아들이지 않고 배척하게 되면 불통이 될 것이 뻔합니다.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반영’을 잘하는 기술도 있습니다. 반영은 상대방의 생각에 내가 반응하는 것입니다. 상대방과 소통을 하려고 한다면 그의 생각에 내 마음을 움직여 보려고 하는 것이 바로 반영하려는 노력일 겁니다. 내가 움직이지 않고 상대방에게 움직이기를 강요하거나 나에게 반응하기를 은근히 기대한다면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닫을 것이고 그러면 소통은 어렵습니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잘 이해 해주고 나와 중요한 관계에서 공감이 이루어진다면, 그리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 준다면, 내 생각이 자기와 다르다고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여 준다면, 그리고 내 생각에 반응하여 적절히 반영해 준다면 정말 행복한 소통이 될 것입니다. 소통되면 정신 건강 해 질 것이고 반대로 불통이 계속되면 마음의 병이 올 것이 분명합니다.
 

곽호순병원 원장
서선미 기자 meeyane@kyongbuk.com

인터넷경북일보 속보 담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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