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로 생활인 독방 감금과 폭행, 비자금 조성과 횡령 등 각종 범죄로 민낯이 드러난 대구시립희망원을 다음 달부터 새로운 사회복지법인이 위탁해 운영한다.

2일 대구시는 4월 20~28일까지 희망원 수탁자 모집 재공모에 나선 결과, 대구 달서구의 J 사회복지법인 1곳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9명으로 구성된 희망원 수탁기관 선정을 위한 민간위탁적격자심의위원회를 5월 중 개최해 수탁기관 적격성과 시설운영 전문성 및 책임성, 지역사회와의 협력적 관계조성 능력 등을 따져 심사한 뒤 수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6월부터는 운영권을 반납한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아닌 새로운 사회복지법인이 수탁하게 된다.

1958년에 문을 연 시립희망원은 1980년까지 대구시가 직영했다.

이후 천주교 대구대교구 산하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다가 비자금 조성, 장애인·노숙인 폭행·학대, 거주인 사망 은폐 의혹, 급식비 횡령 의혹 등이 제기되자 운영권을 반납했다.

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대책위원회와 정남수 대구시 보건복지국장 간 희망원 운영 관련 협의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우선 민간위탁을 강력하게 반대해 온 대책위는 올해부터 3년만 민간위탁을 한 뒤 복지재단을 통해 공공기관이 희망원을 운영하는 안을 제시해 대구시와 협의하고 있다.

또 희망원 내 장애인 거주시설인 글라라의 집을 2018년까지 폐쇄한 뒤 다른 용도로 전환하고, 장애인복지과 내에 희망원에서 나오는 장애인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팀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18년까지 희망원 생활인 70여 명의 탈 시설 지원과 인권보호 강화 대책 등을 조율하고 있다.

한편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진호)는 지난 2월 9일 업무상과실치사, 감금, 횡령,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배모(63) 전 대구희망원 총괄 원장 신부 등 전·현직 임직원 18명, 달성군 공무원 2명 등 모두 25명을 입건해 이 중 7명을 구속 기소하고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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