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는 통치자의 자질로 정열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정치학자 로베르토 미헬스는 연설의 재능, 의지력, 남성미, 강렬한 자신감, 무욕, 명성, 투쟁, 연령 등을 나열하기도 했다. 동양의 노자는 얼음이 언 강을 건너듯 신중해야 하며 원목처럼 꾸밈이 없어야 하고, 물처럼 넓은 포용력이 있어야 하며 대자연처럼 광활해야 한다는 통치자의 조건을 제시했다.
‘대통령의 현주소’ 저자 토마스 크로닌은 “미국 국민은 4년마다 신선한 슈퍼스타 대통령을 주문한다. 그러나 조지 워싱턴의 판단력, 제퍼슨의 총명, 링컨의 천재성, 루스벨트의 정치적 혜안, 케네디의 상큼한 젊음까지 갖춘 대통령을 요구하지만 과잉 기대일 뿐 이 모든 것을 완비한 슈퍼스타는 찾기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 지구상의 60억 인구를 다스리는 200여 명의 통치자 중 이 같은 이상적 통치능력을 갖춘 사람은 없다. 이번 주 연휴가 지나고 오는 9일 국가의 운명을 가를 제 19대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1강 2중 2약 구도의 대통령 후보들이 전국을 돌며 치열한 막바지 유세전을 펴고 있다. 이들 후보들의 그동안 정치 행적을 봐서 도덕적 정직성과 정치적 선명성, 신뢰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아직 어느 후보에게 투표해야 할 지 결정하지 못한 부동심(浮動心)이라면 정치가들과 학자들이 제시한 통치자의 조건을 각 후보들에게 대입, 점수를 매겨보면 좀 수월하게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