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연일읍 중명리 자연생태공원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

▲ 중명리 생태공원 입구. 이종기 시민기자
포항 연일읍 중명리 마을은 120여 년 전에 큰 부조장(시장)이 형성되었던 곳이다. 지금은 계곡 따라 자연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산 뒤쪽으로 공원 전망대, 옥녀봉, 소형산 부조정(扶助亭)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가 있다.

얼마 전 포항시에서 형산강변 관광 대형 프로젝트가 발표됨에 따라 등산 겸 휴식 공간으로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고 있다.

마을 뒤편 약 1.5㎞ 산골짜기 따라 연못과 수초, 징검다리로 된 수변공원이 있다. 각종 야생동물 모형들이 있으며, 갖가지 야생화와 약용식물들도 자라고 있다. 곳곳에 정자가 있어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쉼터로 인기가 높다.

골짜기 따라 더 오르면 가파른 능선에 UFO처럼 생긴, 18m 높이의 생태 공원 전망대가 볼만하다. 오르는 계단이 소라 고동처럼 뒤틀려 있어 멋도 있지만, 포항시가지와 형산강, 포스코, 영일만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전망에 가슴이 확 트인다.

생태공원이 끝나는 산 정상이 옥녀봉이다.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옛날 산 아랫마을에 옥녀라는 착하고 예쁜 소녀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병이 들어, 좋다는 약초를 구해 보살폈으나 차도가 없었다. 옥녀는 산나물을 캐 부조장터에 약을 구하러 다녔다. 마침 그 곳에서 마음씨 좋은 젊은 상인을 만나게 되고, 좋은 약을 구해 어머니 병을 낫게 했다.

그 후 옥녀와 상인은 서로 사랑하게 되고, 결혼까지 약속하고는 마을 숲 속에 그 증표로 나무 한 그루씩을 심었다. 젊은 상인은 혼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배를 타며 열심히 돈을 벌었고, 배가 장터에 올 때마다 옥녀 집에 머물다 가곤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소식이 끊어졌다.

중명리 생태공원 전망대 전경
세월이 흘러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녀 혼자 남게 되었다. 옥녀는 매일같이 이곳 산봉우리에 올라 형산강 하구를 바라보며 그를 기다렸고, 또 부조장터를 돌며 젊은 상인을 수소문하며 돌아다녔으나, 그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얼마 후 기다림에 지친 옥녀 또한, 끝내 산봉우리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로부터 옥녀의 지극한 효성과 정절을 기려 이곳을 ‘옥녀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근처 마을(택전2리)에 옥녀와 젊은 상인이 혼인 서약으로 심었다고 전하는 회화나무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서로 ‘연리지(連理枝)’가 되어 지금도 잘 자라고 있다.

옥녀봉에서 5㎞ 정도 걸으면 소형산 정상에 ‘부조정(扶助亭)’이란 6각형 기와 정자가 유유히 흐르는 형산강을 내려다보고 서 있다.

경상도읍지(1832)에 의하면 형산강 주변에는 두 곳의 부조장이 있었다. 위 부조장(현 국당리)과 아래 부조장(현 중명리)이다. 중명리 부조장은 조선후기에 있었던 전국 3대 장터 가운데 하나로, 동해안 수산물을 내륙으로 팔고, 전라·경상도의 농·공산물이 거래되는 중요 장터였다.

따라서 형산강을 통하여 많은 황포돛배들이 왕래하였고, 중명리 주변에는 객점, 숙박업, 창고업 등이 번성하며 큰 시장으로 성황을 이루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형산강 입구 ‘제산(弟山)’ 하단에 ‘좌상 대도접장 김공 이형(金公以亨) 유공비’가 있고, 중명1리엔 당시 연일 현감들의 선정비가 남아있다.

옥녀봉 이야기 안내판
특히 김이형 유공비는 중종원년(1864)에 세워진 비로 화강암에 48자의 한시가 음각되어 있다. 그는 당시 조선 8도의 8대 부상의 우두머리인 도접장(都接長)으로 많은 재산을 빈민을 위해 희사했으며, 수하 보부상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았던 큰 인물이었다고 전한다.

포항시는 2020년대를 목표로 형산강 대단위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옛 부조장터 조성 및 뱃길 복원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연일읍 중명리와 유강리를 연결하는 인도교를 설치하여, 형산강 보부상도로와 중명리 생태공원을 잇는 관광벨트를 조성함은 물론, 강변 일원에 수상 레저타운도 만든다고 한다.

이 모두가 포항의 젖줄 형산강으로 하여 포항시의 미래 먹거리 관광산업으로 발전될 것이다. 형산강에 황포돛배가 떠다니는 그때가 빨리 오길 기다려진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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