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사람 가운데 싹이 빨리 자라지 않는 것을 걱정, 싹을 뽑아 올린 자가 있었다. 그는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말했다. “오늘은 아주 힘들었어. 내가 채소의 싹이 빨리 자라도록 도왔어” 아들이 밭으로 달려가 봤다. 싹들이 모두 마라 죽어 있었다. 싹을 일부러 뽑아 올려 자라게 한다는 ‘조장(助長)’의 고사다.

맹자는 조장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라는 것을 돕는다고 싹을 뽑아 올리는 것은 이익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해가 된다”했다. 부모들의 ‘조장심리’에 의한 조기 사교육과 선행학습 열풍으로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까지도 ‘과외 중노동’에 시달려 시들어가고 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영유아의 사교육 노출’ 보고서에 따르면 만 2세 아동의 35.5%, 만 5세의 83.6%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 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어린이들이 그 풍요로움 때문에 오히려 학대받고 있는 것이다. 한참 뛰놀아야 할 어린이들이 유치원에서부터 학교, 학원 그리고 집에서도 쉴 틈 없이 공부를 강요받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공부가 아닌 중노동인 것이다.

“동심은 참된 마음이다. 동심이란 거짓 없고 순수하고 참된 것으로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갖게 되는 본심이다. 동심을 잃으면 참된 마음을 잃게 되고, 참된 마음을 잃으면 참된 인간성도 잃게 된다” 중국의 이단적 사상가로 유명한 이탁오의 ‘동심설(童心說)’에 실린 동심예찬이다. 박봉의 관리 생활로 가난 때문에 세 자녀를 잃은 이탁오는 자식들을 가슴에 묻고 살았다.

“하늘이 부여한 것을 본성이라 한다. 그 본성이 바로 동심이다” 중용에 있는 말이다. 맹자도 “큰 사람은 어린이 마음을 잃지 않는다”했다.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큰 사람 되기를 바라지만 조기 과외 혹사로 아이들 동심을 망가뜨려 ‘좀비인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공부로 자녀를 학대하는 것은 ‘學부모’가 아닌 ‘虐부모’다. 동심이 충만한 어린이는 그 자체로서 축복이고 빛이다. 5월은 어린이 달이다. 5월 한 달만이라도 그 맑고 밝은 마음을 5월의 푸른 하늘에 한껏 펼치게 보살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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