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같은 희망이
멀건 죽 같은 얼굴로
어제 같은 오늘의 구름장막 뚫고
슬며시 손 내밀며
괜찮지?
안부를 물어온다

희망은 절망의 또 다른 몸이라서
방부제처럼 썩지도 않고
세세연년
사이좋게

샴쌍둥이로 붙어있다





감상)비 오는 날이다. 이 축축함과, 어두움과, 그리움이 오늘의 동행이다. 잘 보이지 않는 먼 산꼭대기와, 들리듯 말 듯 먼 아파트의 메아리와, 가늠할 수도 없는 거리에 있을 누군가의 목소리가 오늘의 동행이다. 나도 그렇게 누군가의 동행으로 있고 싶은 마음 또한 오늘 나의 동행이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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