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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섭 삼국유사사업본부장
길었던 어둠의 철로를 이제는 통과했는가? 마침내 신정부가 들어서게 되었다. 우리 역사상 처음, 국회의 탄핵으로 대통령을 퇴임시키고 60일 이내 대선을 치르고 새 대통령을 뽑게 되었다. 사실 이 같은 경우의 대통령 자리는 수행하기가 지극히 어렵다. 그러나 15명이 출마하였고 최종으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었다. 새 대통령과 그가 지휘하는 새 내각은 적어도 다음과 같은 새로운 토대 위에서 일하여야 한다.

첫째, 철저한 법규준수다. 현직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를 했다고 탄핵하고 구속한 결과 탄생한 정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새 정부의 대통령을 비롯한 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 언론방송관계자 등 공익에 관계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철저히 법을 준수하여야 하며 사법기관은 스스로 반성하면서 법규준수를 솔선하며 법 적용을 공정히 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국민 대화합이다. 탕평책과 대 포용정책으로 탄핵 이후 놀라고 갈라진 민심을 어루만지고 수습하여야 한다. 전 정부관계자 상당수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였다고 구속되었다. 제발 한편으로 기우는 정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무슨 척결, 청산(淸算)과 같은 비민주적이고 선동적인 구호 대신 합리적이며 합법적인 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

셋째, 편견이 없는 국방외교로써 국민을 전쟁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어야 한다. 종래의 햇볕정책이 북한이 핵 개발을 할 자금과 시간을 주었다는 충고를 무겁게 받아들였으며 좋겠다. 견제가 주 임무인 야당으로 일할 때와 직접 책임을 담당하고 처리하여야 할 때의 국무(國務)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 한다.

넷째, 경제와 교육정책에 목표설정을 올바르게 하고 정책전개에 효율을 다하여야 한다. 경제성장 없는 일자리 창출은 신중히 하여야 하며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인성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역사교육을 통하여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과 민족의 긍지를 심어주어야 하며 경로(敬老)와 애국(愛國)의 미풍을 길러줘야 한다.

다섯째, 이미 공포한 공약이라도 상황에 맞추어 시간을 조절하며 추진하라고 하고 싶다. 예를 들어 대규모 개성공단 건설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이 추진하는 대북압박과 배치되는 문제나 공무원 증원이 가져오는 제반 문제를 잘 살펴 정책집행의 실제상황에서는 그야말로 신중을 기하여 처리해 주면 좋겠다.

그동안 문재인 후보는 서민 우선의 정책수행을 내세웠으며, 참여와 평등, 분배와 복지를 강조해왔다. 이에 관한 국민의 기대는 크다. 따라서 막강한 권능으로 새로운 귀족이 되어가는 국회와 언론방송계에 대하여 어떻게 하면 겸손하며 정직한 풍토를 조성할지도 연구하여야 한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은 개인이나 어떤 집단의 흥망에는 무관심하다. 그러나 그 흐름에는 일정한 세(勢)가 있고 방향성이 있다. 그 세(勢)의 근원은 쌓이고 쌓인 민중의 에너지다. 이 용트림하는 에너지의 방향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제 새 정부가 구성될 것이다. 극렬한 투쟁 끝에 탄생한 정부이므로 축하받을 시간이 없이 바로 힘든 여정이 예상된다. 자고로 군주는 ‘일일만기(一日萬機)’라 했다. 새 정부가 매사 조심하고 또 조심하면서 늘 민의(民意)에 귀 기울이고 천리(天理)를 따르는 좋은 정치를 보여줄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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