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당선인 23일 盧 추도식 참석 기대…권양숙 여사, 당선인과 축하 통화

제19대 대통령선거 개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당선이 확실해지자 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은 감동과 흥분에 휩싸였다.

봉하마을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이면서 문 당선인에게는 정치적 고향이다.

봉하마을은 마치 2002년 12월 노 전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극적으로 누르고 당선됐던 기적의 밤이 재현된 듯했다.

투표 마감 직후 방송 3사의 투표소 출구조사 발표에서 문 당선인이 1위로 크게 앞서자 주민과 지지자들 사이에선 “와∼”하는 환호성이 터졌다.

개표방송 때 모인 주민, 지지자는 200명이 넘었다.

이들은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함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영농법인 ㈜봉하마을 김정호 대표는 “봉하마을에서 10년 농사를 지었는데 오늘 정말 최고의 농사를 짓게 됐다”고 말했다.

문 당선인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 “노무현”을 번갈아 연호하며 서로를 얼싸안기도 했다.

주민과 지지자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손을 맞잡고 아직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감격을 나눴다.

개표방송 공동 시청 사회자인 박재홍(48)씨는 “오늘은 정말 기쁜 마음으로 문 후보의 최종 당선을 기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4년여 전인 2012년 12월에도 봉하마을 야외 마당에서 펼쳐진 대선 개표방송 사회를 맡았다.

지지자들은 막걸리를 가득 채운 잔을 함께 들면서 자축했다.

주민들은 막걸리, 돼지고기, 순대 등을 외부에서 온 지지자들에게 제공했다.

한 지지자가 ‘타는 목마름으로’라는 노래를 선창하자 참석자들이 함께 열창하기도 했다.

승구봉 봉하마을 이장은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성원했다”며 “진짜 국민이 원하고 서민을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봉하마을에서는 한 때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후 친박 단체 등이 확성기를 동원해 ‘태극기 집회’를 열면서 주민들 마음에 적잖은 상처를 줬다.

이후 주민들은 4월 한 달간 경찰에 ‘봉하마을 안정화를 위한 결의대회’ 집회신고를 내는 등 똘똘 뭉쳐 대응했다.

태극기 집회는 이후 봉하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진영읍 내에서 2차례 더 열리다가 중단됐다.

마을 휴게소 주민 황순자(71) 씨는 “나라와 국민이 편안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문 당선인이 오는 23일 봉하마을 묘역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주길 기대했다.

문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대통령으로 당선돼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 당선인 선대위 대변인 김경수(김해을) 의원도 “추도식 참석은 앞서 국민과 한 약속”이라고 화답했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이날 저녁 봉하마을 자택에서 문 당선인과 함께 통화하며 선거운동 기간 노고를 격려하고 축하했다.

권 여사는 흐뭇한 마음으로 개표방송을 시청했다고 조호연 비서실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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