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국회에서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겠다”며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라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위기를 서둘러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대통령으로서,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말해,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 우리 외교·안보가 국정의 중심축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우리의 안보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서 비롯된 안보 문제를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안보 위협은 국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어떤 문제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다. 안보가 확보되지 않으면 경제도 사회 존립도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대 현안인 북한의 핵무기는 현재 실전배치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한미 간에 대북정책을 조율할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다. 특히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대북정책의 기조로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와 공조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미국은 대북 억지력 제공에 대한 대가로 사드 비용과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등 ‘청구서’를 슬그머니 들이밀어 있어 우리 정부에 부담을 주고 있다.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도 불가피한데 한중 간에는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면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라는 상호 이익의 공간마저 좁아지고 있다. 또 일본과는 역사인식 차이와 대북 안보 협력을 놓고 좌표를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반도 안보위기의 근원지인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외교·안보 정책의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미·중 등 주변국들을 조속히 설득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7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한반도 평화 및 통일 외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 대통령에게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안보는 첫 번째 중요한 국정이다. 문 대통령이 국민의 안보 불안 해소를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에 전 정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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