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지디족 3천100명 학살·6천800여명 납치

영국 의사당 부근 차량·흉기 공격 하루가 3월 23일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가 공격 배후를 자처하며 IS 온라인 선전 매체 ‘루미야’에 차량 공격을 선동하는 기사를 실었다. 루미야 캡처=연합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그들은 괴물 같았어요.”

2014년 여름 이슬람국가(IS)의 급습에 납치됐다 구출된 이라크 소수부족 야지디족 소년이 끔찍했던 기억을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털어놓았다.

야지디족 소년 아흐메드(17)는 2014년 13세 동생과 함께 IS에 붙잡혀 집에서 50㎞ 떨어진 이라크 북부 탈아파르에 끌려갔다.

그곳엔 아흐메드 외에도 소년이 200명 정도 있었는데 7, 8세 정도 되는 아이까지 눈에 띄었다.

IS는 납치한 소년들을 자체 교육시설에 수용했다. 그곳에서 IS는 극단주의의 시각으로 해석된 종교 교육과 군사 훈련을 강압했다.

군사훈련은 개인 화기뿐 아니라 자살폭탄 벨트를 만드는 법, 포로를 참수하는 법에 집중됐다.

아흐메드는 “IS는 ‘너희는 더는 야디지족이 아니라 우리의 일원’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IS는 납치한 어린이를 ‘칼리프 제국의 후예’라고 칭하면서 군사훈련을 시킨 뒤 실제 전장에 내보내거나 자살폭탄 테러에 동원하고 있다.

함께 납치된 야지디족 소녀들 역시 잔인하게 유린당했다.

아흐메드는 “IS는 마음에 드는 소녀를 어머니의 품에서 빼앗아 갔다”며 “아직도 끌려가던 소녀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회상했다.

7살 야지디족 소년 아크람은 가족과 함께 도망치다 총에 맞았다.

IS는 아크람을 모술의 병원으로 끌고 갔고 그 이후 부모와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크람은 그때를 허기와 공포로 기억한다.

상처가 낫자 IS는 시리아 락까의 교육시설에 그를 보냈다. 그곳엔 아크람과 비슷한 또래의 소년들이 잡혀 있었다.

IS는 이들 어린이에게 “너희가 크면 신의 뜻으로 자살폭탄 순교작전을 수행해 천국에 가서 마음껏 먹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불타는 타이어 밑을 포복으로 통과하기, 장애물 넘기 등 군사훈련을 시켰다.

이렇게 IS에 잡혀 지낸 지 2년이 지난 뒤 아크람의 삼촌은 IS의 검은 복장을 한 조카의 사진과 함께 1만500달러를 내면 돌려보내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아크람은 가족은 간신히 돈을 마련해 납치된 지 2년 3개월만인 지난해 11월 아크람을 빼낼 수 있었다.

아크람의 삼촌은 “아직도 아이가 악몽을 꾸고 분노와 불면, 야뇨 증상을 보인다”면서 “아크람의 남동생(8)과 여동생(5)도 같은 방법으로 구출했는데 갑자기 폭력적인 성향을 나타내곤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의학저널 ‘PLOS 메디슨’은 9일 낸 보고서에서 2014년 8월 IS의 야지디족 급습으로 3천100여명이 학살되고 6천800명이 납치됐다고 밝혔다.

학살된 야지디족의 절반은 총이나 불에 태워져 죽었으며 나머지는 부상, 탈수, 기아로 사망한 것으로 이 보고서는 추정했다.

납치된 야지디족 가운데 남성은 강제로 전투원이 됐고, 여성은 성노예로 학대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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