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서도 여유있는 1위 차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보수정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여겨진 지역에서 선전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계열 대선 후보 중 처음으로 부산·울산·경남(PK)의 득표가 보수정당 후보를 앞서고, 민주당의 불모지로 통하던 대구·경북(TK)에서도 득표율 20% 선을 돌파한 것이다.

10일 중앙선관위의 대선 개표 결과를 보면 문 대통령이 PK 전체에서 얻은 득표수는 193만4천652표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171만4천577표)를 21만표 남짓 앞섰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13대 대선 이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잇는 민주당 계열 후보가 이 지역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민심이반이 심해진데다 보수정당이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권역별로 문 대통령은 부산에서 38.7%의 득표율로 32.0%를 얻은 홍 후보를 이겼고, 울산에서도 38.1%의 득표율로 홍 후보(27.5%)를 크게 이겼다.

다만 경남에서는 36.7%의 득표율을 올려 37.2%의 홍 후보에 근소한 차로 뒤졌다.

문 대통령은 TK에서도 20% 벽을 넘어섰다. 대구에서 21.8%, 경북에서 21.7%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민주당 계열 후보가 대구에서 2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대선의 경우 문 대통령이 패배한 18대 대선 때 19.5%의 득표율을 올리고, 그 이전에는 16대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18.7%를 얻는 것이 최고였다.

다만 경북의 경우 16대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21.6%의 득표율로 20% 선을 한 번 넘어선 적이 있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서울 시내 모든 자치구를 석권한 가운데 보수 성향이 강한 ‘강남 3구’에서도 이긴 점도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서초구에서 36.4%(홍 후보 25.6%), 강남구에서 35.4%(홍 후보 26.78%), 송파구에서 40.3%(홍 후보 22.4%)로 모두 여유있는 1위를 차지했다.

이는 18대 대선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5년 전 문 대통령은 서초구에서 41.0%(박 전 대통령 58.6%), 강남구에서 39.5%(박 전 대통령 60.1%), 송파구에서 47.5%(박 전 대통령 52.1%)에 각각 머물러 강남 3구를 모두 내준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용산구(문재인 47.5%, 박근혜 52.3%)와 강동구(문재인 49.2%, 박근혜 50.4%)에서도 졌으나 이번에는 2개구에서 모두 15%포인트 이상 격차로 승리했다. 올해 대선에서 용산구는 문 대통령 39.3%, 홍 후보 23.9%로, 강동구는 문 대통령 41.3%, 홍 후보 22.2%로 각각 집계됐다.

보수층이 이탈한 영향을 받아 보수정당 후보인 한국당 홍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득표수를 모두 합쳐도 2012년 박 전 대통령이 받은 표에는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후보(785만2천849표)와 유 후보(220만8천771표)가 받은 표를 합산하면 모두 1천6만1천620표로, 18대 대선 때 박 전 대통령이 받은 1천577만3천128표에 비해 571만1천508표가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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