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조용히 리콜 국내는 쉬쉬" 정부·현대자동차 비난

국토교통부가 현대차 김광호 전 품질강화팀 부장의 내부고발로 제기된 32건의 제작결함 사례중 일부에 대해 강제리콜 명령을 내리자 현대·기아차는 물론 정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현대·기아차의 제작결함 5건과 관련해 12개 차종, 총 23만8천대에 대해 강제리콜 명령을 내렸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정부의 리콜 권고를 수용하지 않아 청문절차를 거쳐 강제리콜 당한 것은 이번 처음이다.

특히 국토부는 김광호 전 부장의 고발처럼 현대·기아차가 제작결함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은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검찰에 수사의뢰키로 해 향후 수사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부장은 지난해 9월 현대차가 엔진 결함을 포함한 32건의 품질 결함을 알고서도 리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국토교통부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고발하고 언론에 제보했었다.

그는 또한 내수 차별과 차량 결함 은폐 등이 현대차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꾸준히 이어져왔다며 ‘문제가 있는 차들을 리콜하는 것이 사는 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국토부는 김부장의 내부고발 이후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중 △싼타페 조수석 승객 미감지 △엑시언트 덤프 프로펠러샤프트 손상 △쎄타2엔진 소착 등 3건은 자발적 리콜조치됐다.

하지만 △제네시스(BH)·에쿠스(VI) 캐니스터 결함 △모하비(HM) 허브너트 풀림 △아반떼(MD)·i30(GD) 진공파이프 손상△쏘렌토(XM)·카니발(VQ)·싼타페(CM)·투싼(LM)·스포티지(SL) 등 5종 R-엔진 연료 호스 손상△LF쏘나타·LF쏘나타하이브리드·제네시스(DH) 등 3종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 불량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지난 3, 4월에 걸쳐 리콜을 권유했으나 현대차의 요청에 따라 청문절차를 거쳐 강제리콜 결정을 내렸다.

강제리콜 대상차량은 약 23만8천대이며, 현대차는 시정명령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5일 이내에 국토부에 결함시정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리콜계획에 대한 신문공고와 해당 자동차 소유자에 대한 우편통지도 30일 이내에 해야 한다.

특히 국토부는 현대·기아차측이 강제리콜명령을 내린 5개 사안과 관련한 결함은폐 여부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은폐증거는 없지만 은폐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기 때문에 수사의뢰했으며, 자발적 리콜에 소극적인 업계에 경종을 울린다는 의미도 담겼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은 현대·기아차는 물론 국토부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네티즌 kild****는 “현기차는 정신차려야함. 해외보다 국내에 비싸게 판매하고 해외는 조용히 리콜...국내는 쉬쉬...고객은 바보가 아니다 수입브랜드에 눈 돌리고 있다”, 또다른 네티즌 juny****는 “리콜대상이 돼도 정비측에서 관련부품이 없다며 줄대기만 하네요”라고 하는 등 현대·기아차의 소극적 대응을 꼬집었다.

또 네티즌 kbum****는 “국토부가 정권이 바뀌니 똥줄이 탔나부다! 강제리콜을 주문하다니ㅋㅋ”, chec****는 “이제 정부가 제대로 국민편에서 일을 하는거 같네요. 은폐의혹도 한점 부끄럼 없이 제대로 수사해서 억울하게 에어백 안터져 죽는 국민이 없었으면 합니다”라며 안일한 태도의 정부를 싸잡았다.

이에 대해 현대차측은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국토부의 리콜결정을 겸허히 받아 들인다”며 “그동안 차량 개발에서 생산·판매·사후관리까지 품질확보에 최선을 다해 왔으며, 앞으로도 고객 관점에서 모든 사안을 점검하고, 고객을 위한 조치에 만전을 다해 신뢰와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김부장이 고발한 32건중 △유니버스 클러치 부스터 고정볼트손상 △아반떼 프런트 코일스프링 손상 △스타렉스 주행 중 스프링 절손 △싼타페 R엔진 인터쿨러 호스 변형 및 파손 △전자식조향장치(MDPS) 경고등 점등 및 무거워짐 △7속 DCT 변속불량 △R엔진 연료리턴호스 누유 △제네시스 간헐적 RPM상승 △모닝헤드램프 내부 쉴드 고착 등 9건에 대해서는 공개 무상수리를 권고했다.

또 △쏘렌토 에어백 클락 스프링 경고등 점등 △제네시스 ECU 불량으로 인한 시동꺼짐 △봉고3 ECU불량으로 인한 시동꺼짐 등 3건은 추가로 조사해 리콜 여부를 결정하고, LF쏘나타 도어 래치 작동불량 등 나머지 12건은 지속해서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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