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의 해변들은 신라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장소들이 많습니다,

이번 코스에 첫 시작인 봉길해변도 신라의 역사가 살아있는 곳입니다.

나아해변에서 봉길터널을 빠져나와 시원하게 불어오는 해풍을 맞으며 들어선 곳. 문무왕의 유해를 장사지낸 바위섬이 바로 앞에 보이는 봉길해변입니다.

저 바위섬을 누구는 문무대왕릉이라고 부르고 누구는 문무수중릉 혹은 대왕암이라 부릅니다.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삼국통일을 완성하고 죽어서도 동해의 용이 되어 나라와 백성을 지키겠다며 동해 앞바다에 묻히기를 소망했던 문무왕의 뜻이 서린 저 바위섬을 지칭하는 것이기에 모두가 맞는 말입니다.

대왕암을 찾은 길손은 동해의 용왕이 된 문무왕에게 나라의 안녕과 가족의 안녕을 기도하며 공손히 두손을 모아봅니다.

Still0516_00003.jpg
▲문무대왕릉


문무대왕릉을 뒤로하고 도착한 곳은 불심으로 왜구를 막고자 절을 짓기 시작했던 문무왕의 뜻을 받든 아들 신문왕이 대를이어 완성한 감은사입니다. 감은사는 신문왕이 ‘아버지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감은사(感恩寺)라 이름 붙였습니다.

경주시 양북면 용당리에 터를 잡은 감은사지. 삼층 동탑, 서탑을 양옆으로 두고 몇 걸음 들어서니 절은 흔적도 없고 금당 아래 초석만 남아 마음을 애잔하게 합니다.



감은사 뒷길을 통해 용당산 동쪽 방향으로 길을 오릅니다. 산을 돌아내려 와 대로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이견대(利見臺)가 보입니다. 문무대왕릉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자입니다. 이곳에서 신문왕이 문무대왕의 제사를 모시는 자리였고 동행의 용으로부터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는 신비한 피리를 받은 곳 또한 이곳입니다.



이견대 아래로 대종천물이 유난히 푸릅니다. 대종천의 물은 흘러 흘러 동해 바다와 하나가 됩니다.



동해 바다를 오른 쪽에 두고 감포 깍지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대밑길 촛대바위 앞입니다. 흙한줌 없는 바위에 자라나 나홀로 바다와 맞서는 소나무의 모습이 대단해보이면서도 나홀로 있는 모습이 외롭게 보이기도 합니다.



작은 어촌마을이 지나 몇 킬로를 걷고 나니 높은 파도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해변이 보입니다. 나정해변입니다. 해변에 파도 소리를 벗 삼아 세월을 낚는 듯한 강태공이 파도가 이는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여유로운 강태공의 모습처럼 멍하니 나정해변의 바다를 바라봅니다.

봉길해변에서 나정해변까지는 약 8.9Km의 거리고 도보를 걷는다면 3시간쯤 시간 소요됩니다.

죽어서도 나라를 위해 동해의 용이 된 문무왕의 흔적들을 따라 걷는 코스로 그의 나라에 대한 사랑을 생각해 보며 걸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도구간.png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