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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원 경북생명의 숲 상임대표·화인의원 원장
우리는 이제 뜨거웠던 선거축제를 끝내고, 모두 일상으로 복귀했다.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도 높아 보인다. 물론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늘 그래 왔지만, 이번에는 지난 박근혜 정부가 보여준 비정상의 모습들과 비교되어 당연한 모습마저 국민의 눈에는 더 신선하게 비치는 듯하다.

필자 역시 국민의 마음과 다를 바 없이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새로운 대통령의 성공은 바로 국민의 성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상의 문민정부였던 김영삼부터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성공한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 대통령사를 지니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의 경우 임기 초반 90%가 넘은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자식 비리와 외환위기 등으로 한 자릿수 지지로 대통령직을 마감했다. 다른 대통령들 역시 자식과 친인척, 주변 비리 등으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기대 이하의 낮은 지지를 받으며 홀연히 청와대를 떠났다.

실패는 성공의 교본이듯이 지난 대통령들의 실패에는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해답이 고스란히 녹아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대통령들의 실패는 크게 주변 관리, 적재적소 인사, 제도개혁의 실패에 기인하고 있다. 모두 내부적 요인에 의한 실패이다.

물론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내부적 요인 외에도 외부적 환경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통령 자신의 의지와 능력과는 무관하게 외부적 충격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실패의 근본적인 이유는 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전직 대통령들의 실패는 외부적 요인보다는 대부분 내부적 요인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최소한 절반의 성공은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다. 여소야대, 안보외교 등 외부적 환경은 협치와 역량을 통해 풀어야 할 문제이고, 풀지 못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 국민은 이제 성공한 대통령을 가져볼 때가 되었다. 그래서 새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대통령사가 남긴 실패의 전철을 절대로 밟지 말아야 한다.

먼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임기 전반기의 높은 국민적 지지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국민의 지지가 권력의 집중과 남용으로 변질하였던 잘못은 초심의 실종에서 비롯되었다. 대통령과 그 주변은 늘 초심을 가지고 여민동락(黎民同樂)의 답을 찾는 것을 일상화해야 한다.

다음은 적재적소의 인재등용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인사는 국민통합을 위한 일종의 수단은 될 수 있을지언정 그에 무게중심을 두어서는 안 된다. 작금의 수많은 난제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즉 국가의 명운이 걸린 문제를 풀어나갈 인재의 등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 분야에 최고의 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포진시켜야 한다. 이는 만사형통의 해법이자 왕도이다.

그리고 잘못된 제도의 개혁이다. 국정 전반에 걸친 개혁과 함께 특히 선거제도에 대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현 제도로는 다양한 국민의 요구를 정치에 반영하기 어렵다. 아울러 국가적 폐해인 고질적인 지역감정과 태동하는 세대대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선거구제로의 변혁이 필요하다. 이는 정치 선진화를 위한 최소한의 토대이다.

이들에 못지않게 국민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우리 국민이 촛불로 언 땅을 녹이며 장미 대선의 씨앗을 뿌리고 꽃을 피웠듯이 정치의 발전은 늘 국민이 이루어왔다. 성공하는 대통령과 나라는 결국 국민이 만들어가고 국민의 몫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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