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방침 부응하는 뜻…교육부, 폐기 절차 착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정역사 교과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지시한 지 나흘 만에 국정교과서 폐기절차에 착수했다.

교육부는 16일 “대통령 업무지시 및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결정으로 중·고교 교과용도서 구분을 국·검정혼용체제에서 검정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재수정 고시를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역사교과서 국·검정혼용제를 검정제로 돌리기 위한 행정예고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열흘간이며, 행정예고를 통해 의견 수렴 후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구분 재수정 고시’를 확정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교육 분야 첫 업무지시로 국정교과서 폐기와 후속 조치로 2018년부터 역사교과에 적용 예정인 국·검정혼용제를 검정제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박근혜 정부는 올해 중고교 1학년부터 역사수업을 국정교과서로만 배우도록 하는 국정화 정책을 추진하다가 현장 반발에 밀려 적용 시점을 내년으로 1년 늦췄다.

국정교과서만 사용토록 하겠다는 방안도 개별 학교가 국정과 검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국·검정혼용제를 실시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문 대통령의 지시로 국정교과서를 폐기하기로 하면서 국검정혼용제 도입 또한 없던 일이 됐다.

이번 재수정 고시는 국검정혼용제를 검정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경북교육청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한 경산 문명고의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하고 곧 문명고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2월 20일에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에 따라 국정 역사·한국사교과서를 주교재로 활용할 연구학교로 경산 문명고등학교를 지정한 바 있다.

당시 전국 각 시·도 교육청이 연구학교 운영 신청을 받은 결과 영주 경북항공고와 경산 문명고, 구미 오상고 등 경북에서만 3곳이 신청서를 냈으며, 교육부에서 문명고를 최종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해 국정역사교과서 수업을 둘러싸고 법정 다툼을 하는 등 말썽을 빚어왔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새 정부 방침에 부응하는 뜻에서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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