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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성무 수필가
어릴 적 어른들께서 전해오는 말씀에 3대 부자가 없다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부자이면 자식인 아버지는 흥청망청 쓰고 또 손자가 흥청망청 써서 가계가 기울어 간다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부자니까 가난을 모르고 자랐기에 나이가 들고 장성해도 절제할 줄 모르고 함부로 쓰다가 재물을 탕진하고 가사가 기울어서 할아버지 대의 부자는 3대인 손자까지 못 간다는 뜻으로 삼대 부자가 없다는 말이 전해져온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갔는데 다른 반 친구들은 잘 싸서 온 도시락과 과자와 빵을 먹고 있는데 자기는 집이 가난해서 같이 먹지 못하고 나무 밑에서 울먹였던 그때를 뼈저리게 생각하면서 일찍이 결핍을 체험하고 역경을 딛고 피나는 노력을 했기에 재벌이 됐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부는 잘해서 성적이 좋았지마는 너무나 가난하여 입학금이 없어 중학교에 입학을 못 하는 안타까운 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그 사정을 잘 아는 담임선생이 주선해서 중학교 매점에 취직을 시켜 주고 입학을 하게 하였다. 이 학생을 매일 같이 다섯 시에 일어나서 학교 매점에 가서 문을 열고 청소를 하고 판매준비를 해왔는데 어느 날은 날씨가 몹시 추운 겨울인데 매점문의 자물쇠가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업시간 전에 물건을 팔기 위해서 일찍 문을 열어야 하는데 자물쇠와 싸움을 하다가 초조하고 당황하다가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한심하고 슬퍼서 문고리와 열쇠를 잡고 소리 내어 펑펑 울었다는 것이다.

얼마 동안 울다가 정신을 차려서 혹시나 하고 자물쇠를 열어보니 문이 열렸다. 이처럼 기적 같은 일은 펑펑 쏟아 흘러들어 간 뜨거운 눈물에 얼어붙은 열쇠가 녹아서 문이 열렸다는 것이다. 공부하기 위하여 기구하고 애절한 이 학생의 마음을 하나님이 감탄해서 뜨거운 눈물이 얼어붙은 열쇠를 녹여서 문을 열게 한 전설처럼 들리기에는 너무나 값진 현실의 실화이다. 이런 사례는 다 열거 못 할 만큼 부지기수다.

이렇게 고생 끝에 공부를 열심히 하여서 하는 일이 일취월장 승승장구 하여 대승을 이루었다고 한다.

절제의 미학을 가르쳐주는 결핍은 교육을 통하여 어릴 적부터 알아야 한다. 요즘 부모들은 아무리 돈이 없어도 자녀만큼은 무엇이든지 다 해 주려고 한다. 무엇이 갖고 싶은 마음에 자신들 스스로 전혀 억제할 줄 모른다. 자신을 조절하고 자기중심을 세워야 하는 법부터 가르쳐야 한다.

너의 가훈(家訓)은 현재를 즐겨라. 나의 최대의 ‘럭셔리’는 현재의 순간을 제대로 즐기면 산다는 것이다. 인간 자신을 스스로 비참하게 만든다는 것은 남과 비교하면서부터가 가장 큰 불행이다.

탐욕이란 늘 가난을 느낀다. 욕심이란 빈자리를 채우기 위하여 쓰지도 않고 떠벌리고 지나친 절약과 인색함으로 주위의 빈축을 사기도 하며 때로는 불행해 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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