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교부장관 후보

문재인 정부 첫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는 여성 외교전문가다. 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외교장관에 정식 임명되면 70년 외교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장관이 된다. 비(非)외무고시 출신으로는 2003년 윤영관 전 장관 이후 14년만이다. 강 후보자는 한국 여성으로서 유엔 기구의 최고위직에 진출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연세대 정외과 졸업 후 한국방송(KBS) 영어방송 프로듀서 겸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메사추세츠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잠시 영문학 교수를 거쳐 1998년 외교통상부 국제 전문가에 특채되며 공직에 발을 담갔다.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 주유엔한국대표부 공사참사관을 거쳐 2005년 외교부 역대 두 번째 여성국장(국제기구국장)이 됐다. 강 후보자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와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전화통화를 통역한 것을 계기로 이후 3년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다.

당시 김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재직 말기인 2006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부고등판무관을 시작으로 유엔에서 활동해왔다. 2013년부터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를 역임했다. 지난해 10월 제9대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인수팀장을 맡았으며 지난 12월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정책특보로 임명됐다. 당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강 후보자를 임명하기 위해 전에 없던 정책특보 자리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자는 능통한 영어실력으로 주목 받아왔고 코피 아난, 반기문, 구테흐스 등 전현직 유엔 사무총장들과 인연이 각별하다. 국내보다는 세계무대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탄탄한 국제 네트워크를 닦아왔다는 강점을 지닌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에 의존하던 양자외교, 주변 4강과의 외교 테두리를 벗어나 유엔 중심의 외교로 지평이 넓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유능한 외교전문가”라며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외교네트워크로 민감한 외교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다. 섬세하지만 강인한 추진력으로 외교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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