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그랜드홀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
건반 위의 구도자답게 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된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거장,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 그는 세계 어디를 가도 최고의 예우를 받는 아티스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흔의 나이에도 피아노 연습과 악보 연구에 매일 6시간을 매달리는 등 끝없이 노력하는 자세와 청중을 향한 따뜻한 감성을 지닌 이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이다. 구도자적 자세로 한국 클래식계의 거목인 그가 2017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연주로 그 어디서도 만나볼 수 없었던 특별한 리사이틀을 갖는다.

10년 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로 1만6천명의 관객에게 자신의 베토벤을 전한 그의 연주에 청중과 평단 모두 극찬을 보냈지만, 백건우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음악을 냉철하게 돌아보았다. 그는 “연주를 거듭해도 베토벤은 늘 새롭다”며 일주일간의 전곡 연주 이후에도 끊임없이 베토벤의 본질을 향한 연구를 이어갔다.

10년이 지난 지금 “무엇보다 긴장되고 기대되고 궁금하고 흥분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또 한 번의 대장정을 준비하고 있다.

아르투르 슈나벨, 빌헬름 켐프, 프리드리히 굴다, 다니엘 바렌보임,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안드라스 쉬프 등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을 남긴 위대한 피아니스트의 이름에 한국의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도 함께한다. 작곡가의 전 생애에 걸쳐 작곡된 피아노 소나타 전곡은 베토벤의 일생은 물론이고 서양음악사의 흐름과 시대정신을 집대성한 걸작이다. 2005년 10월, 백건우는 영국 데카 레이블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 클래식 레이블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집을 발매한 첫 번째 한국인이다.

백건우가 음악 인생을 통해 이해한 베토벤은 ‘열정적인 휴머니스트’였다. 백건우는 한 인터뷰에서 “베토벤은 인간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격렬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음악인들은 베토벤의 음악을 정복할 수 없는 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베토벤을 연습하고, 연주하는 과정은 인간의 본성을 더 깊이, 더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의 과정일 뿐입니다. 그래서 그 과정은 끝이 없는 것이지요” 라고 그의 70년 인생을 걸고 마련한 필생의 연주회를 준비하는 소감을 밝혔다.

백건우는 이날 공연 1부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우아하고 사랑스런 ‘제10번’과 희망과 순수한 감정이 넘치는 ‘제2번’을 연주한다. 이어 2부에는 ‘제22번’이 연주되는데 이 곡은 발트슈타인과 열정이라는 두 개의 커다란 소나타 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소나타로 이 두 작품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돋보이지 않아 ‘불쌍한 소나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베토벤 소나타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히는 ‘제23번 열정’을 세월의 벗 삼아 깊이 있는 연주를 선사할 예정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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