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적과하는 모습. 경북일보DB
경북 북부 지역 사과 적과(열매솎기) 등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됐지만, 인력난이 심각해지면서 농촌의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영양에서 1㏊ 규모의 사과 농사를 짓는 정모(45) 씨는 사과 적과를 앞두고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5월 중순부터 6월 초 사이 모두 마쳐야 하는 사과 적과는 고품질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 1년 농사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경북 북부 지역 사과 과수원의 사과 적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인건비마저 올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

1㏊ 규모의 사과 과수원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40명의 일손이 필요하지만, 하루 1~2명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여기다 인건비마저 지난해 비해 5천 원 가량 오른 남자 8만 원, 여자 7만 원 선이지만 이마저도 일할 일손이 없다

정 씨는 “적과는 1년 농사 중 사과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지만 인근 지역까지 수소문해도 일 할 사람이 없어 외지에 나가 있는 가족들까지 불러들여 손을 빌리고 있다”며 “생산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예전에는 20~30%였는데 지금은 40~50%가량 차지해 인건비를 빼면 남는 것도 없다”고 한숨지었다.

이처럼 젊은 영농 후계자가 줄고 내국인 근로자도 노동 강도가 높은 농사일을 꺼리면서 외국인 근로자라도 구하려는 농가가 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에 따라 안동시와 영양군, 청송군 등 농촌 지역 지자체마다 일손돕기 창구 개설과 지역 공공기관에서 일소 돕기에 나서고 있지만,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농업 경영인 연합회 안동시 관계자는 “농번기 일손 부족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지만, 기계화 촉진 등 대체 방안 강구와 공공근로 투입 등 농가 일손 정부 지원, 민간 유휴인력 농번기 취업 알선 활성화, 농업 분야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 확대 등 현실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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