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추도식서 강조
"개혁으로 비정상의 정상화"

묘역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권양숙 여사 등 참석자들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국화꽃을 들고 묘역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노건호씨, 권양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늘 이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인파에게 먼저 예의를 표한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거행된 고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8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렇게 변함없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해주셔서 무어라고 감사 말씀을 드릴지 모르겠다”며 정치적 후계자로서의 추모객들에게 감사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님도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 숨어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면서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고 그리워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이란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 됐다”며 “우리가 함께 아파했던 노무현의 죽음은 수많은 깨어있는 시민들로 되살아났다”고 의미를 더했다.

이어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노력, 정상적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특별한 일처럼 됐다. 정상을 위한 노력이 특별한 일이 될 만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심각하게 비정상이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꿈도 다르지 않았다.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 갈등, 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가 그의 꿈”이라면서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부터 초법적인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서민들의 언어로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우리의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제 그 꿈이 다시 시작됐다. 노무현의 꿈은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다”며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다.문재인 정부가 못 다한 일은 다음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강조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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