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식물원에 우정의길 조성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전산교육원 앞에는 송천은 원광대 총장이 1998년 5월 19일 심은 단풍나무가 있다.(왼쪽) 원광대에는 계명대를 상징하는 이팝나무 56그루가 심어져 있는 ‘계명대-원광대 우정의 길’이 조성돼 있다. 계명대 제공.
대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전산교육원 앞에는 50년 묵은 3m 높이의 단풍나무가 있다. 전북 익산에 있는 원광대학교의 송천은 총장이 1998년 계명대 개교기념일(5월 20일) 전날 이곳에 심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원광대 개교기념일인 5월 15일 5년생 메타쉐쿼이아를 심었다. 계명대 본관 3층 제1회의실에는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자는 뜻을 담은 ‘경천애인(敬天愛人)’ 네 글자를 세로로 쓴 서예 작품이 걸려 있는데, 원광대 한 교수가 직접 써서 신 총장에게 전한 것이다.

원광대 자연식물원 안 135m 길이의 비포장길에는 이팝나무 56그루가 있다. 22일 ‘계명대-원광대 우정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표지석을 세웠다. 이팝나무는 계명대를 상징한다. 기독교 대학인 영남의 계명대와 원불교 대학인 호남의 원광대가 20년간 달빛동맹을 이어온 상징물들이다.

1998년 영·호남 화합을 위한 학술교류협정을 시작으로 20년째 실천하고 있는 계명대와 원광대의 ‘달빛동맹’이 화제다. 지역과 종교의 벽을 넘어 다양한 교류를 하고 있는 ‘20년짜리 달빛동맹’은 2013년 권영진 대구시장과 윤장현 광주시장이 맺은 달빛동맹보다 훨씬 앞선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민간영역인 사립대학이 영·호남 화합을 먼저 실천한 것이어서 관심이 더 쏠린다.

김경환 계명대 대외협력팀장은 “1998년 당시 양 대학의 캠퍼스 규모나 학생 수가 비슷해 궁합이 잘 맞았고, 정치권에서 첨예하게 이슈로 만든 영·호남 갈등을 상징적으로 해소해주는 시도였다”면서 “올해 20주년 행사는 계명대에서 알차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명대와 원광대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5월 15일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한 이후 계명대 야구부와 원광대 야구부의 친선 야구경기부터 시작했다. 이듬해부터는 의학과 철학, 경찰행정학, 인성교육 등 해마다 다른 주제를 정해 양 대학 교수와 학생이 참여하는 대규모 합동학술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예체능 분야 교류에서부터 연구원을 포함한 교직원 교류와 교환 강의, 학생 학습활동 교류, 행정·경영·관리프로그램 지원과 협력 등 분야도 다양하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대학 간 학술교류협정은 널리 이뤄지고 있지만 계명대와 원광대의 달빛동맹은 격이 다르다”면서 “영·호남 대학 간 친선교류를 넘어 기독교와 원불교라는 종교 간 교류를 이끈 모범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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