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어린이집 입장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식 교육행정"

울진교육지원청이 추진 중인 ‘단설 유치원’ 건립계획을 놓고 민간 어린이집 연합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교육지원청은 ‘유치원 공교육화’라는 대승적 차원의 결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울진읍 어린이집 연합회는 원아 감소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일방적인 결정’으로 운영난 심화가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24일 울진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울진 월변 도시개발지구에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6학급, 정원 138명의 공립단설 유치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달 열리는 도의회 추경 예산안 심의만 남겨두고 있다.

울진유치원(가칭)은 70여억 원을 들여 기존 울진초등학교(3개 반)와 남부초등학교(1개 반) 병설 유치원을 합병해 독립 형태로 운영된다.

울진유치원 신설 소식이 알려지자 울진읍 민간 어린이집 연합회는 “민간 어린이집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식 교육행정”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여기에 2개 반이 증설될 경우 원아 부족현상이 가속화돼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울진읍 민간 어린이집 연합회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 교육지원청은 양질의 교육 제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했다.

교육지원청은 사립으로 운영되던 명지유치원이 작년에 문을 닫았고, 올해 울진초 병설 유치원 지원자 중 51명(68.9%)이 탈락하는 등 유치원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울진초등학교의 경우 학급 과밀화(교실당 약 30명)로 교실 부족사태가 벌어지는 등 병설 유치원 이전으로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울진어린이집 연합회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로 원아들은 줄어드는데 병설 유치원을 증설한다면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라며 “안 그래도 보육 선생을 구하기 어려운데 아이들이 줄면 사실상 문을 닫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며 사업계획 수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울진교육지원청 장석기 교육지원과장은 “아이들을 위한 체계적이고 좋은 시설에서의 교육 제공을 위해 단설 유치원 추진은 불가피한 선택이다”며 “어린이집 연합회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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