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서 26억여원어치 증발…관리·감독 허술하고 무관심

속보= 민간 위탁 보관 중이던 26억 원 상당의 정부 양곡이 사라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사 사례가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정부 양곡 관리에 대한 전국적인 면밀한 점검이 이뤄져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또 수십억 원 상당의 양곡이 빠져나갔지만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자체는 물론 정부의 무관심이 이 같은 사건을 야기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저장창고에 대한 연간 재고조사 횟수를 늘리고 불시 점검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예천군 풍양면의 양곡 저장창고 8곳에서 톤백(800kg) 2천200여 개의 수천t의 양곡이 불법 반출돼 일각에서는 장시간에 거쳐 계획적으로 판매처 확보와 운반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예천군의 지난 3월 저장 창고 양곡 재고조사 결과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3월께는 이미 창고가 비어 있을 확률이 크기 때문에 철저한 재고조사가 이뤄졌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제대로 된 저장 창고 안전점검과 재고 조사 파악이 이뤄졌다면 양곡은 4월께 불법 반출됐을 확률이 높고 점검이 허술했다면 사전에 양곡이 이미 유통됐을 것이라는 주민들의 주장이다.

연간 지자체에서 농산물 품질 관리원과 3월과 10월, 2회에 거쳐 재고 조사와 안전 점검을 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보관하는 정부 양곡의 품질과 창고의 환경 등을 고려해 상시 재고조사와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풍양면의 저장 창고를 방문했던 예천 농산물 품질 관리원의 한 관계자는 “3월께 예천군 관계자들과 함께 저장 창고 재고 조사를 위해 방문했지만, 당시 창고 주를 만나지 못해 헛걸음치고 돌아왔다”며 “차후 군 직원 2명이 다시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예천경찰서가 현장 탐문과 관련 공무원들의 3월 재고 조사결과, 도주한 창고 주 김 모 씨의 소재 파악에 나서는 등 철저한 조사 방침을 세우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주한 김모 씨가 운영한 미곡종합 처리장에서도 인근 농가들이 입고한 수매 쌀들이 함께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농가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현재 정확한 농가들의 피해규모는 나오지는 않지만, 인근 주민에 따르면 “농가에서 입고한 쌀이 수억 원 정도는 될 것이다”라며 “사업이 어려워 열 개(톤백)를 꺼내 메우고 또 안되면 20개 꺼내고 윗돌 빼 아랫돌 메꾸고 하다 보니 일이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사건이 불거지자 경북도가 대대적인 교육지도와 점검에 나설 태세다.

경북도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농식품부에 보고한 상태이고 차후 교육지도와 저장 창고 전수 조사 및 점검을 철저히 하도록 할 방침이다”고 24일 전했다.

경북도 지자체에는 670여 개의 정부 양곡 저장 창고에 42만 4천t의 정부 양곡이 보관 중이고 보관료는 매달 차이가 있지만 지난 4월에는 10억3천300만 원이 지급됐다.

연간 대략 140억 원 정도가 정부 양곡 저장 보관료로 지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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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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