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백화점과 경쟁·경기침체 심화 탓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전경. 경북일보 자료사진
73년 된 대구백화점이 서울에 본사를 둔 대기업 백화점에 밀려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영업이익이 84억 원까지 적자가 나서다. 지난해 12월 15일 문을 연 대구신세계백화점의 영향이 가장 크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구백화점의 당해사업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매출액은 1천372억8천804만8천 원으로, 직전사업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에 비해 13.3%(21억333만3천 원) 줄었다.

영업이익도 6억5천288만5천 원이었던 것이 -84억2천782만3천 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직전사업연도에 비해 90억8천여만 원이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이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으로, 매출총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를 뺀 것을 말한다.

당기순이익도 -70억2천133만3천 원을 기록했다. 직전사업연도 63억5천632만1천 원에서 133억7천765만3천 원이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기업이 일정 기간 얻은 모든 수익에서 지출한 모든 비용을 공제하고 순수하게 이익으로 남은 몫을 뜻하며, 기업이 한 사업연도 동안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매출액과 손익구조가 30% 이상 변동된 이유에 대해 대백 측은 “경기침체와 더불어 대구신세계가 문을 열면서 경쟁환경이 더욱 심화하면서 극심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대백프라자의 상품구성을 강화하고, 전사적으로 효율 중심의 경영과 비용절감을 통해 손익구조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원한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돈이 될만한 브랜드가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대백이 취할 방법은 정상상품을 팔기보다는 할인행사나 사은행사를 만드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은 늘어나고 마진율은 낮아지는 구조가 된다”며 “이런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백아울렛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기는 하지만, 사상 최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이는 드물다”면서 “사람이 모이지 않고, 눈에 띄는 상품조차 없는 현실에 놓인 대백이 조만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백은 6월 23일 오전 10시 대백프라자 12층 문화센터 M 강의실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보통주 1주당 250원, 우선주 1주당 300원 등 19억3천168만7천350원 현금배당 결정을 의결할 예정이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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