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운영 중이거나 건설중인 원전 폐쇄·중단 가능성 높아
경북도, 원자력클러스터 조성 지속 추진…안전성 확보 주력

2017.02.07 자료. 연합
새 정부가 신규 원전 전면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설계수명을 초과한 원전의 즉각 폐쇄 등 원자력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함에 함에 따라 국내 최대 원전 집적지인 경북지역의 원전 관련 사업의 큰 변화가 전망된다.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9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원전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국정기획위 이개호 경제2분과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원자력 정책 재검토를 하겠다는 게 분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라며 “그런 차원에서 그 공약을 어떻게 실증적으로 실천할 건지 진지한 고민을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포함해서 관련 부처 기관에서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정기획위 방침은 현재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원전의 폐쇄 또는 건설 중단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수원은 최근 이달 착공을 앞두고 있던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의 종합설계용역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인허가 관련 부분은 현재진행형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신한울 원전 설계용역 중단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있을지도 모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단 보류된 것”이라며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면 현재 건설 중인 원전에 대해서도 재검토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정부의 원전 정책 변화에 따라 기존에 추진 중인 원자력클러스터 조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원전 안전성 확보에 주력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으나 동해안 원전 관련 사업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에는 국내 원전 25기 가운데 12기가 있으며,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도 가동 중인 전국 최대의 원전 집적지다.

여기다 울진에 원전 2기를 건설 중이고 2기를 추가로 계획하고 있으며, 영덕에는 천지원전 2기를 지을 예정이다. 경주에는 수명연장으로 논란을 빚은 월성 1호기를 계속 운전 중이다.

경북도는 지난 2012년부터 2028년까지 원전이 몰려 있는 동해안에 발전, 연구, 생산, 실증을 복합한 원자력 클러스터를 만들기로 했다.

국가 차원 원전 수출 전초기지를 구축해 동해안을 원자력 산업 중심으로 키운다는 목표로 4개 분야 12개 세부 사업에 국비 등 13조4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인력 확보 분야 3개 사업만 성과가 있을 뿐 연구·실증기반 마련, 부품·소재산업 육성, 친환경 인프라 구축 분야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천지원전 건설 계획에 따라 정부에 제안한 원자력병원·원자력 테마파크 건설사업은 지난해 경주 지진 등으로 영덕군이 원전 관련 업무를 중단해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그동안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 데다 탈원전 정책이 현실화 되면서 축소 또는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는 원전 최대현장인 경북 동해안은 많은 위험 속에서도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해 희생을 감수한 만큼 정부 차원의 특별한 관심과 배려가 절실한 실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원전을 더 건설하자는 것이 아니라 관련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고, 원전산업을 해외에 진출시킬 수 있는 국가 융복합 밸리를 만들자는 취지다”고 말했다.

설계수명을 연장한 월성 1호기 계속 운전 논란도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인근 주민들은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해 지난 2월 1심에서 승소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월성 1호기는 2012년 11월 20일 운영허가가 끝났으나 한국수력원자력은 10년 계속운전 승인을 받아 2015년 6월 23일 발전을 재개했다.

하지만 노후원전 폐쇄 요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해 9월 경주에서 강진이 발생하자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계획한 신규 원전 건설도 불투명하다. 천지원전의 경우 경주 지진 이후 영덕군수가 관련 업무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예정지역 지질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원전 건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울진 신한울 3·4호기는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신청과 건설허가 신청을 해놓은 상태에서 설계용역을 하고 있다. 한수원은 새 정부 정책에 따라 원전 건설과 운영을 한다는 방침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앞으로 동해안 원자력클러스터 조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한편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지지 대비책 마련,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 유치 등 원전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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