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귀영화를 다 누리고 또 다시 자치단체장 자리를 넘보는 것은 과욕 아닙니까?”

경북도 일부 간부 공무원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를 의식한 행보에 대해 일선 지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선거를 의식한 이들의 행보가 지역분열과 갈등을 유발시키며 선거의 조기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업무공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퇴직을 앞둔 일부 인사는 자신의 연고지에 있는 지인을 비롯해 출신 학교 동창 등을 대상으로 대구 등지에서 릴레이 모임을 갖는 등 사실상의 사전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도내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조그만 끈(학연, 혈연, 지연 등)이라도 연결하기 위해 잦은 발걸음이다. 공공연히 선거조직을 구성하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고위 공무원을 역임하고 경북도 산하 기구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일부 인사들도 자신의 연고지에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일부 인사는 연고지의 각종 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또 다른 인사는 외부에서 지역 연고 인사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퇴직을 앞둔 경북도 고위직 공무원이 자신의 연고지역 민선자치단체장 자리를 향해 가는 것은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착각이 들 정도”라는 것이 다수 도민의 지배적인 생각이다.

도내 일부 지역주민은 “30년 이상 4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통해 명예와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오다가 또다시 민선자치단체장에 도전하는 것은 욕심을 부리는 것”이라며 “선관위 등에서는 이들에 대해 사전선거운동 여부를 엄정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자신의 행정경험과 중앙인맥 활용 등을 통해 지역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여지가 높은 것도 부정할 수 없다”라는 상반된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경북도 간부 공무원의 지자체장 입후보예상자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지역은 안동시를 비롯한 구미, 영천, 예천, 상주시와 성주, 청송, 영양군 등에 10여 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모두 대부분 정년을 적게는 1개월, 많게는 1~2년 정도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편 경북도의 경우 대부분 정년을 앞두고 명예퇴직, 산하 기구 전출, 기초단체장 출마 등 세 분류로 나눠지고 있다.

경북도 산하기관은 약 30여 곳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같은 도 산하 기관도 전문성이나 업무 적합성과 관계없이 간부 공무원들이 퇴임 후 자리를 옮기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어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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