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우박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일 영주시, 봉화군 등 경북 북부지역에는 지름이 최대 3㎝ 나 되는 ‘골프공 우박’이 쏟아져 농작물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영주시 단산면과 부석면, 풍기읍 일대에 낮 12시 30분께부터 10여 분간 우박이 떨어졌다. 영주의 농작물 피해 면적이 1천500㏊ 나 된다. 봉화군에도 우박이 쏟아져 영주의 두 배나 되는 2천993㏊ 농지에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각 영양과 의성에서도 우박이 내려 383ha와 35ha의 피해가 나는 등 경북지역에서 농작물 4천400㏊의 피해가 났다.

막 적과가 끝난 사과밭의 피해가 가장 크고, 고추, 수박, 자두, 복숭아, 담배 등 밭작물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충북 음성과 강원도 횡성 등지에서도 농작물 우박 피해를 입었다. 

우박은 한여름 보다 봄에서 여름철로 넘어가는 시기에 생긴다. 이 때 뜨겁게 가열된 지표면에서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간 수증기가 영하 10℃ 이하의 구름층에서 얼음 알갱이로 변한다. 무거워진 알갱이는 아래로 떨어지면서 다른 알갱이와 뭉쳐져 더 커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때 다시 강한 상승기류가 생기면 얼음 알갱이를 다시 위로 밀어 올린다. 이런 상승과 하강을 계속하다 보면 점점 얼음은 커지고 일정 크기가 되면 상승기류를 뚫고 지면으로 떨어진다. 

우박이 만들어지는 중요한 조건은 적당히 더운 날씨다. 하지만 한여름처럼 너무 날씨가 더우면 얼음 알갱이는 지표면에 닿기 전에 다 녹아서 비가 된다. 우박이 주로 봄 가을에, 그리고 하루 중 오후에 많이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통 얼음 알갱이 직경이 5㎜ 를 넘으면 우박이라 부른다. 

2010년 7월 23일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비비안에 떨어진 우박은 직경 8인치(약 20㎝), 무게 1.9 파운드(약 0.9㎏)로 축구공 만한 우박이 내렸다. 지나 2013년 3월 21일 중국 광둥성에서도 우박으로 8명이 사망하고 136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기록이 있다. 우박을 막을 뾰족한 대책은 없다. 해마다 반복되는 농작물 피해를 보상 받기 위해서는 농작물 피해 보험에 가입하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으니 농민들의 한숨이 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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