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택시는 그 도시의 얼굴이다. 택시와의 만남은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택시를 이용하면서 목적지와 지역의 궁금한 사항을 놓고 기사와 대화를 하곤 한다. 그런데 상당수 대구의 택시가 이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대구에서 왜관에 있는 공기업으로 출퇴근했던 한 지인은 동대구역에서 황금동 자택까지 종종 택시를 이용했다. 범어네거리를 지나 황금동으로 가자고 하면 택시 기사는 무반응이거나 투덜거리기까지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택시를 이용할 때마다 이런 불쾌한 경험을 자주 한다는 것. 그 지인은 20, 30분씩 기다렸다가 기본요금 수준의 거리를 가는 것에 택시 기사의 그런 심정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요금을 치르고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는 불만이었다.

어느 법조인 지인은 오랜만에 고향 대구를 찾으면서 택시를 이용했다가 겪은 일로 흥분했다. 대구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말로 무뚝뚝하기가 그지없으니 무슨 기획취재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따지기도 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외지에서 근무하다 고향으로 발령받았던 그는 택시의 불친절이 생각 그 이상이었다는 것.

3개월 전 대구시의회 모 부의장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출장 때문에 대구공항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가 운전석에서 앉아 트렁크 문을 열어 주기만 한 채 짐을 싣는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 무거운 짐 가방을 실으면서 기사가 도움을 주기를 바랐으나 그렇지 않아 외국의 택시기사 모습을 한참 떠올렸다고 했다.

대구시 교통연수원이 2016년도 택시서비스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대구시민의 택시 이용 만족도가 65.95점으로 2015년보다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택시를 상대로 한 ‘만족도 조사’와 올해 초 ‘달구벌 친절 택시 기사’ 선정을 위한 조사 기간에도 불친절과 서비스 불만은 계속됐다.

대구 택시도 친절한 적이 있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렸던 2011년 하반기 때다. 대구 방문의 해 이기도 했던 당시 지역의 관문인 동대구역 주변이 방문객들에게 대구의 첫인상으로 인식된다는 판단하에 택시기사들의 친절·봉사는 물론 호객행위, 새치기 등을 지속해서 개선 단속 활동을 한 덕분이다. 그렇지만 그 이후 차츰 친절 봉사는 시들기 시작했다.

연수원은 택시 이용만족도를 올해 68.89점, 내년 72.29점이라는 연도별 목표를 정하고, 올해 법인과 개인택시 운수종사자 9천 333명에게 39회에 걸쳐 택시서비스 향상 교육을 할 예정이다. 대구시도 다시 친절 택시 만들기에 나섰다. 대구시는 지난달 교통연수원에서 제1기 ‘달구벌 친절 택시’로 선정한 100명의 택시 운수종사자에 대한 인증식을 했다. 이런 친절 운동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 대구의 얼굴인 택시의 서비스와 친절이 아직 멀었다는 소리가 여전히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는 관문인 동대구역을 중심으로 신세계 백화점과 복합환승센터가 있다. 하루 유동인구만 수만 명에 이른다. 이 주변에는 승객들을 기다리는 영업용택시들이 지금도 줄지어 서 있다. 손님이 없어 영업이 안된다고 불평이 많다. 손님이 없는 이유가 혹시 택시 기사들의 불친절 때문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서비스 부재와 불친절의 최대 피해자는 다름 아닌, 바로 택시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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