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5집 ‘스트로크’ 쇼케이스…연인 조정석이 작사 참여

“15년차 여자 솔로 가수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안정적으로 발라드나 이별 노래만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앨범을 통해 새롭게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2003년 데뷔해 어느덧 15년 차를 맞은 가수 거미(본명 박지연·36)가 돌아왔다.

5번째 정규앨범 ‘스트로크’(STOKE) 발매일인 5일 오후 2시 서울 도봉구 플랫폼창동61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거미는 9년 만의 정규앨범 작업 과정에 대해 “많이 울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노래를 오래 하다 보니 생각이 정형화되더라. 아마추어일 때 날 것 그대로의 표현과 감정이 필요했다. 처음엔 그게 잘 안돼서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총괄 프로듀서로 힙합듀오 리쌍의 길과의 호흡에 대해선 “한 번도 얼굴을 붉힌 적이 없을 정도로 잘 맞았다. 길이 나중에 말하길 딱 한 번, 제가 울어서 화났다고 하더라”며 웃음 지었다.

이어 “평소 녹음할 때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데, 길이 술 한잔 하고 녹음하길 권했다”며 “그 트랙이 쓰이진 않았지만, 머리보단 가슴으로 ‘진짜 노래’를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래퍼 치타와 보이비 등 화려한 피처링 군단과 가수 휘성, 하림, 수란 등이 힘을 보탠 이번 앨범은 힙합과 발라드, R&B, 포크 등 스펙트럼이 넓어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타이틀곡 ‘아이 아이 요’는 꿈을 향해 비상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희망을 포근한 신스 사운드로 풀어낸 곡이다.

거미는 “제목의 뜻이 궁금하실 텐데, 꿈을 꾸면서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흥얼거림을 표현했다”며 “저도 나이를 먹다 보니 음악계 후배들에게, 팬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이별만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너무 이별만 이야기하는 데 지친 마음도 있었다”며 “공연을 마치고 관객들이 돌아가실 때 가슴에 하나 남겨드리고 싶은데, 더 진실한 공감을 하기 위해 인생 얘기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연인인 배우 조정석이 7번 트랙 ‘나갈까’의 작사에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거미는 “조정석 씨가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앨범 작업 모니터링을 많이 해준다.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됐다”며 “너무 힘든 순간 때때로 ‘이것도 다 감사한 일이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감성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15년차를 맞은 소회도 털어놨다.

거미는 “‘나도 좀 베테랑이 됐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을 하면서 음악은 끝이 없다는 걸, 음악의 위대함을 느꼈다”며 “이걸 느끼지 못했다면 아마 똑같이 비슷한 음악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창작보다는 표현에 더 많은 달란트(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솔로 여가수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한동안 저도 많이 고민했고 슬럼프도 겪었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며 “제가 설 수 있는 무대를 다 찾아다닐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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