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넘치고 보관장소 부족…유통방안 등 마련해야
예천경찰, 26억원 어치 처분한 창고주 검찰 송치

예천경찰서가 지난주 26억 상당의 정부 양곡을 불법 도정 한 후 판매한 창고 주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로 넘겼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정기 재고조사를 상시 재고조사로 바꾸고 창고마다 꽉 찬 정부 양곡 숫자 파악을 위한 적재방법과 CCTV 설치, 창고 주 의무 보험 가입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 무조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적재보다 넘쳐나는 정부 양곡에 대한 유통방안을 마련하고 창고보관 관리에 정부 양곡 마크를 확인할 수 있게 적재하고 이동이 원활하게 창고 공간 확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창고 주마다 맺은 연대보증을 개인 보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사건을 통해 연대 보증인 6명은 수억 원(4명 4억9천만 원, 2명 3억2천만 원, (현물, 현금) 상당)을 물게 됐다.

구속된 창고 주는 2014년산 정부 양곡을 도정 한 후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톤 백(800kg)2천 240여 개가 사라진 것에 대해 창고 주는 4월과 11월 정기 재고조사 시기를 피해 양곡을 판매한 후 다시 농가에서 수매한 쌀 등을 양곡으로 둔갑시켜 군의 재고조사를 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창고주가 불법 판매한 양곡은 가족 명의 8곳의 창고에서 보관 중인 양곡의 30%(26억 원 당시 수매가격) 정도다. 아직도 70%는 보관 중이다.

올해 4월 군의 양곡 재고 조사에 개인사를 핑계로 조사를 미루는 창고주의 행동을 의심한 양곡 담당의 기지(機智)로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한 것을 막았다.

지난 4월 업무를 처음 맡은 박근로 담당은 현장을 확인차 방문해 창고 입구에 꽉 찬 양곡을 의심하고 뒷문 개방을 요구했지만, 열쇠가 없다고 주장하는 창고 주를 의심해 경북도에 재고조사를 위한 장비임대료(지게차 크레인) 지원을 요청하고 곧바로 강제 재고조사에 들어가면서 양곡이 사라진 것을 밝혔다.

박 담당은 “무작위로 창고에 쌓인 톤 백과 쌀자루를 일일이 세어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창고 앞을 양곡으로 높게 쌓고 뒤편도 톤 백을 4단 정도만 올려놓으면 육안으로 식별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또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 7m~ 9m 높이로 쌓인 톤 백 양곡에 올라서서 일일이 가로·세로·위·아래로 계산해야 하므로 톤 백이 무너지거나 틈새로 추락 시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 톤 백 셈법에 따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국에서 정부 보관 양곡이 넘쳐나면서 창고마다 많은 양의 양곡이 저장 보관돼 있다. 올해 쌀들을 보관할 창고부족으로 벌써 양곡 담당들이 걱정할 정도다.

양곡을 보관하는 한 창고 주는 “보관 창고를 늘리든지 양곡을 유통해서 재고 물량을 줄이든지 하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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