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누적 강수량 12.1㎜…6~7월에도 '마른 장마' 전망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 소재 연못 ‘오어지’가 가뭄으로 바싹 말라붙었다. 냉천의 지류 신광천의 발원지로 평소에는 물이 가득한 곳이다.
6일부터 대구·경북 지역에 단비가 내렸지만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봄철에 이어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름철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물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저기압의 영향으로 지난 6일 밤부터 시작된 비는 7일 낮 대부분 그쳤다.

7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대구·경북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12.1㎜를 기록했다.

영주 37.0㎜, 문경 31.0㎜ 등 북부내륙 일부 지역에는 30㎜가 넘는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안동 11.6㎜, 영천 1.8㎜, 포항 1.7㎜, 경주 0.6㎜ 등 대부분 지역에는 10㎜ 안팎으로 바짝 마른 지표면을 간신히 적시는 수준이었다.

대구도 1.6㎜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쳤다.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 6일까지 경북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173.6㎜로 평년(279.4㎜)의 62%에 수준에 그쳤고, 같은 기간 대구 지역 강수량은 154.2㎜로 평년(254.7㎜)의 61%에 머물렀다.

이는 기상 관측이 확대 시행된 1973년 이후 역대 다섯 번째로 적은 양이다.

경북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64.4%로 급격히 낮아졌다.

안동 42.9%, 임하 45.0%, 영천 40.0%, 운문 39.5% 등 주요 댐 저수율도 30~50%대에 그치고 있다.

적은 강수량으로 생활용수의 제한 급수나 농작물 고사 등 가뭄 피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경북도는 지난 1일 울릉군을 제외한 22개 시·군에 ‘한발대비 용수 개발사업비’ 22억원을 투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모내기가 88%가량 끝난 상태로 저수율이 급격히 낮아져 농사에 지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앞으로도 비가 계속 적게 내리면 생활용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극심한 가뭄이 해갈되려면 100㎜ 이상의 비가 충분히 내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마기간을 포함한 여름철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을 전망이어서 가뭄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장마는 지난해와 비슷한 6월 중순께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마기간인 6월 말에서 7월 초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은 ‘마른 장마’가 예상된다”며 “장마가 끝난 8월에야 국지적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리면서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지청은 또 오는 10일 오후부터 11일 아침까지 기압골의 영향으로 한 차례 더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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