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전통주, 젊은 입맛 사로잡고 세계시장 개척 박차

▲ 화요 양조장
식습관 변화로 쌀소비가 급감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쌀소비 급감은 필연적으로 농촌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돼 왔다.

쌀소비를 증가하기 위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전통주 산업이다.

전통주는 쌀소비와 함께 막대한 세수 확보와 파급력이 매운 큰 4차 농업산업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규제 완화와 정부를 중심으로 지원책이 마련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경북도 안동을 중심으로 지역 전통주를 복원하고 이를 관광상품까지 연계시키는 등 다변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편집자 주>
화요 양조장

△전통과 대중화에 대한 고민

전통주를 가장 대중화 시키며 대표 업체로 성장한 기업으로 경기도 여주에 있는 화요가 꼽힌다.

화요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150억 원으로 잡을 만큼 중견 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화요가 만든 전통주가 잘 팔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갖가지 어려움에 봉착하며 실패를 거듭하면서 성장을 이뤄왔다.

지난 2005년 첫 출시 이후 2010년까지 연 매출은 10~20억 원에 불과할 만큼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우선 기존 소주보다 가격이 비싸면서 경쟁력이 떨어져 주목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기존 전통주가 술맛이 강하지만 제대로 된 기록이 없어 표준화하기 힘든 것도 어려움을 겪은 원인으로 꼽힌다.

전통에 기반을 두면서도 현대 입맛에 맞추자 이번에는 기존 전통주를 마시던 소비층에 흥미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결국 화요는 젊은층과 외국 수출을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제조 방법부터 변화를 시도하기에 이른다.

감압증류방식을 채택하면서 탄내가 나지 않도록 바꿨으며 학문과 기술적으로 접근, 술맛의 표준화를 추구했다.

또한 젋은층 중에서도 여성들이 즐길 수 있도록 도수를 낮추는 제품도 만들었다.

클럽에서까지 화요를 마실 수 있도록 칵테일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알렸다.

지난 2010년 이후 5년간 이러한 목표에 집중적으로 투자했으며 시음중심으로 맛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여기에 군납까지 이뤄지면서 화요는 지난 2014년 7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2015년 100억 원을 넘어섰다.

자연스럽게 쌀 소비량도 크게 늘어 지난해의 경우 월평균 400t의 쌀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좋은 품질의 쌀을 공급받기 위해 화요는 농가와 직접 계약을 통해 품질을 높이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지난 2010년 이후 연평균 20~50%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가장 앞서가는 전통주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수출도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미국 시장의 경우 매출액의 5~10%를 차지할 만큼 규모 자체가 크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들어섰다.

수출 전략도 대부분 주류 업체들이 현지 교민이나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잡았다면 화요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술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도수를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춰 변화를 주면서 현지 입맛에 맞추는 노력이 이어졌다.
화요 양조장

△대중화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전통주에 대한 제약 여전

문세희 화요 부사장은 전통주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한 지원책이 여전히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행 주세법상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꼽았다.

주류 가격은 현재 종가세로 출고가에 일정 세율을 곱해서 세금을 매기고 있다.

화요와 같은 전통주의 경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도자기를 병으로 활용하고 있다.

병 가격까지 세금이 붙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외국 위스키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문 부사장은 원액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 전환해야 전통주에 부과되는 가격이 낮아져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법적으로 전통주 범위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문 부사장은 주장했다.

전통주는 법적으로 명인주·민속주·농민주 등만 포함되며 지원이 이뤄진다.

현행법이 분명 전통의 명맥을 유지하고 소규모 업체를 지원한다는 의미가 존재한다.

하지만 일정 부분 표준화와 대중화로 넘어가는 업체는 지원이 떨어질 것이 우려돼 확장성을 저해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화요의 경우 일부 대형마트에 납품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주의 대형마트 입점 기준이 높은 것도 어려움으로 분석됐다.

▲ 문세희 화요 부사장
문세희 부사장은 “처음에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대중화와 수출 다변화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전통주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면 화요는 물론 다양한 전통주가 함께 발전, 쌀소비는 물론 농촌 등에 미치는 경제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화요는 전통주 대중화와 세계화에 가장 앞서는 기업으로 꼽히며 후발 전통주 업체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대표 기업이다.

2003년 12월 설립됐으며 2005년 첫 출시 돼 소비자를 만났다.

화요가 속한 광주요 그룹은 한국 도자기 식기를 만드는 기업으로 한국의 음식문화 등 전통에 대해 연구해 왔다.

우리나라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한식 메뉴를 개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주에 대한 개발이 이뤄졌으며 화요가 탄생한 것이다.

전통의 맛을 유지하면서 보다 체계화되고 대량화를 이뤄내기 위해 다른 지역의 전통주 공장과 일본 규수 지역의 소주 공장을 찾아 공정 과정을 익혔다.

생산공장이 위치한 여주가 비록 물이 많은 지역은 아니지만 화요는 지하 암반수를 채취, 품질을 높였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현목·윤관식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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