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초 동문들, 고향마을 찾아 어르신들과 매년 동네잔치 열어

일월면 섬촌리 마을 출신 일월초 45회 졸업생들이 지난 10일 마을회관에서 마을주민과 출향인 등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흥겨운 마을 잔치를 벌렸다.
지난 10일 영양군 일월면 섬촌리 마을회관에 아침부터 동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마을 아낙들은 전을 부치고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하며, 동네 남정네들은 차량으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고 외지에서 온 고향 사람들을 맞느라 들떠 있다.

바로 오늘이 1년에 한 번 외지로 나간 이 마을 출신들이 준비한 마을 잔치가 있는 날이다.

지난 1975년 일월 초등학교 45회 졸업생 중 이 마을 출신 21명이 5년째 마을 주민들의 화합과 외지에 나가 있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 잔치를 벌이고 있다.

일월면 섬촌리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지금은 90여 가구에 172명의 살며 그중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노령층이다.

하지만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만 해도 마을 주민이 400여 명에 넘는 일월을 대표하는 마을이었다.

마을 곳곳에는 어린애들이 뛰어다니고 마을 앞 장수 포천에는 마을 젊은 아낙들이 삼삼오오 모여 빨래를 하고 남정네들은 고기를 잡아 함께 매운탕을 끓여 이웃 간 나누어 먹든 정이 있고 역동이 넘쳤던 이 마을 역시 이농 현상에 비껴가지 못하고 점점 쇠퇴해져 갔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전국 곳곳에 흩어져 살던 일월 초등학교 45회 졸업들은 지난 2013년부터 고향 마을이 잊혀 가는 정을 나누기 위해 매년 마을 사람들과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고향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 마을 잔치를 열자고 뜻을 모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고향 마을 사람들은 십시일반으로 회비를 모아 2013년 드디어 동네 어르신들과 마을 사람들을 모시고 잔치를 벌였다.

그야말로 반응은 대박이었다.

어르신들의 격려와 마을 사람들은 너무나 좋아 매년 1번이라도 좋으니 이런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으며 일월초 45회 졸업생 친구들은 그 자리에서 흔쾌히 승낙했다.

이후 매년 6월 마을 잔치가 열릴 때면 섬촌 마을이 고향인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성금과 경품을 보내와 함께 어울려 이제는 영양 지역에서도 손꼽히는 마을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마을 잔치를 준비한 일월초 45회 김병종(57)씨는 “이제는 같이 졸업한 친구들뿐만 아니라 선·후배들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도움을 주고 있다”며 “많은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과 마을을 떠나 외지에 있는 사람들이 1년에 단 하루라도 모여 추억을 되새기고 정을 나눌 수 있는 이런 행사가 많이 열렸으며 한다”고 말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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