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니사 DSLR 카메라 장착
500여㎞ 활개 치며 정보 수집

지난 9일 강원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무인기가 군사분계선에서 270㎞ 떨어진 경북 성주지역까지 남하해 사드배치 지역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북한 무인기를 우리 군 당국이 관계기관과 함께 분석한 초기 결과에 따른 것이다.

13일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에 장착된 일본 소니사의 DSLR카메라 메모리(64GB)를 분석한 결과, 무인기가 경북 성주 북쪽 수㎞ 지점부터 촬영을 시작해 사드 배치지역 남쪽 수㎞ 지점에서 회항, 다시 북쪽으로 북상하면서 사드 배치지역을 10여 장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촬영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사드 발사대 2기가 성주골프장에 반입된 지난 4월 26일 이후 촬영됐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촬영된 사진의 해상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정황으로 비춰볼 때 북한이 경북 성주지역에 배치된 사드배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에서 270㎞ 떨어진 성주까지 무인기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군 당국은 이 무인기가 지난 2014년 3월 31일 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와 크기와 형태가 유사했으나, 기체 크기가 다소 크고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 ‘쌍발 엔진’을 달았다고 밝혔다. 촬영 고도는 2~3㎞로 추정됐다.

지난 9일 강원도 인제에서 주민신고로 발견됐을 당시 북한 무인기는 길이 1.8m, 폭 2.4m로 카메라가 달려 있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무인기가 북한에 의해 의도된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공 용이점, 기술 수준 등 관계기관서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이 내륙 깊숙이 침투한 북한 무인기를 탐지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의 관제 레이더, 지상 레이더로 3m 이하 소형무인기 탐지가 상당히 어렵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력화 중이고, 현재 지상 감시 레이더를 무인기 탐지용으로 전환해 운용 중이지만 제한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11시께 강원 인제군 군축교 인근 야산에서 소형 비행체를 발견했다는 주민 신고를 접수해 합동조사팀이 현장에 출동해 비행체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4년 3월 백령도에서 발견됐던 북한 소형 무인기와 크기, 형태 등이 유사하다고 합참 측은 밝혔다.

한편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9일 주민 신고로 강원도 인제군 한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사드가 배치된 성주 골프장 지역을 촬영한 사실이 오늘 오전 외신에 보도되자 허둥지둥 국내 언론에 공개한 사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문재인 신정부 출범과 함께 불거진 불필요한 사드 배치 논란으로 한미 군사 동맹 관계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북한 무인기가 사드 배치 지역을 촬영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북한 눈치 보기 인지 아니면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수세에 몰린 불필요한 사드 배치 논란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의식한 것인지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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