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기 전에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물어라”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사에 있는 이 명구는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길이길이 회자 될 것이다. 새 시대를 약속하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케네디는 기자와 학자들이 써 보낸 초고 수십 편과 성직자들이 추천한 성경 구절까지 검토하면서 이 명 구절은 자신이 직접 썼다.

취임사는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정 목표와 시대상을 반영한다. 훌륭한 취임사가 반드시 훌륭한 대통령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공한 대통령이 명 취임사를 남긴 경우가 많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이 기억되는 대통령 취임사로 링컨의 취임사를 꼽았다.

“어떤 적의도 버리고 모두에게 자비를…(With malice toward none, with charity for all…)” 미국 남북전쟁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지를 표명한 이 연설은 미국 대통령 역사상 최고의 취임 연설이란 평가를 받았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한 루스벨트의 취임사도 오래오래 기억되고 있다. 대공항에 시달리던 미국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 명 취임사였다.

“우리 모두는 공화주의자이고 연방주의자이다” 미국의 단합을 촉구한 제퍼슨의 취임사도 명 취임사로 꼽힌다.

“증오와 분개의 지배를 타파하고 사람들의 희망을 보상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자유의 힘”이라고 한 부시 대통령의 취임사에 언론의 반응은 별로였다. “말하기는 쉬워도 해내기는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팬실베니아대학 캐서린 제머슨 교수는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의사결정 원칙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은 취임사”라고 했다. 국민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취임사가 좋은 취임사다. 감동과 확신까지 심어주면 금상첨화다.

“기회는 평등 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의 명 구절이다. 문재인정부 인사를 두고 친문 일색의 ‘코드인사’, ‘시민단체정부’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취임사 명구가 볼 낯이 없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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