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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대통령 문재인의 ‘싹수’는?

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kjm@kyongbuk.com 등록일 2017년06월18일 16시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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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현직 대통령의 성공은 대통령제 정부 국가에서 정말 중요하다. 국민 모두가 대통령의 성공을 염원하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넘기면서 세간의 비평이 고개를 든다. 이른바 ‘싹수론’이다. 싹수는 알곡으로 결실을 보기 위한 충분조건이다. 식물이 싹수가 파랗다, 아니면 노랗다 하는 것이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 사격이 명중하기 위해서는 표적과 가늠쇠 가늠자가 일치되게끔 조준선 정렬이 중요하다. 처음 시작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에 대해 국민이 매기는 점수는 총론적으로 합격점이다. ‘최순실 난정(亂政)’으로 평가가 워낙 바닥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기 쉬웠기 때문이다. 조금만 바꿔도 박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행운아다. 실정(失政)이 이만저만이 아닌 박 전 대통령과 반대로만 해도 환호를 받는다. 권위주의 대신 탈권위주의적 행보, 불통이 아닌 소통, 재벌비호가 아닌 재벌개혁, 비주류 인사발탁,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의 비(非) 검찰 출신 인사, 노구(老軀)가 아닌 소장파 장관급 등. 또 문 대통령이 국민의 70~80%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이뿐만 아니라 그의 도덕성과 선의(善意)를 국민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시대 흐름과 국민의 변화 욕구를 제대로 읽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정치에 충실했다는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문제는 구호가 아닌 실제로 개혁을 해내느냐 하는 것. 다소 혼란이 있더라도 강력한 내정 개혁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조급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10년 뒤에 성과가 나도 괜찮다고 할 정도여야 한다. 난세를 치세로 전환하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는 대개혁이 역사적 책무로 지워져 있다. 노무현 정권의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문 대통령과 정무(政務)를 함께해 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도 “문재인 정부는 탕평은 나중에 하고, 먼저 개혁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혁 강화를 위해 우리 정치 문제의 근원인 정당과 선거제도에 대한 개혁 청사진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또 ‘5 ·18 정신 헌법전문 반영’, ‘이념정치 청산’, ‘개헌’, ‘거브넌스(Governance·협치)’ 등의 오용과 남용의 문제도 지적해 두고자 한다. 우리 헌법 전문은 민족주의로 3·1운동, 민주주의 이념으로 4·19이념 계승을 천명했다. 운동에 대한 계승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꼭 넣어야 한다면 부칙 비슷한 부대조항을 만들어. 대구10월항쟁, 3·15 마산의거, 부마산 항쟁, 5·18, 6·10항쟁을 병렬로 넣어야 한다. ‘이념정치 청산’도 문제다.‘5·18 정신 헌법전문 반영’이 이념정치인데 이념정치의 청산이라니. 과잉 이념은 불필요하지만, 적당한 이념은 필요하다.

문 대통령과 현 정부 인사들이 협치를 입에 달고 있지만, 의회정치의 기본인 야당과 타협하는 것을 협치의 전부로 아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5·18 정신만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것과 코드 만능 인사는 전형적인 협소의 정치로서의 ‘협치(協治)’가 아닌 ‘협치(狹治)’다. 코드인사가 필요하다고 치더라도, 벼농사로 치면 피와 벼는 가려야 한다. 피가 벼에 섞여 볏단으로 묶여 노적(露積)가리에 쌓은 것은 분명 문제다.

진짜 협치는 정권이 지향하는 가치 구현을 위해 적합하다면 탕평(蕩平)인사, 즉 반대 당파 인사를 기용하는 것이요, 더 나아가 정치판에 몸담지 않은 민간 부분, 즉 초야(草野) 인사를 발탁하는 거다. 물론 재덕(才德)도 겸비해야 하고. 그러나 현 정부의 주요 인사 전부가 문 캠프나 노무현 정권 인사의 복귀다. 이것이 과연 이 나라의 진정한 진보인가 하는 뜻있는 인사들의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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